브라질경찰, 보우소나루 지지자 1000여명 구금·폭동 관련성 조사

지난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군 병력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의회·대법원·대통령궁 등에 난입해 대선불복 폭동을 일으킨 1000여명이 경찰 체육관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브라질 경찰은 전날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외곽 ‘애국 캠프’에서 연행한 이들 중 1000여명을 국립경찰학교 체육관에 구금해 폭동 등 혐의를 조사했다. 이곳에 구금된 이들 대부분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캠프 철거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조사 인원 규모와 보안 유지 여부 등을 고려해 경찰학교 체육관을 구금·수용 장소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특구)에 있는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 등 3부 기관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군의 쿠데타를 촉구해왔다. 수사 당국은 사건 당일 체포한 400여명 중 200여명에 대해 추사 수사를 거쳐 우선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조사가 브라질리아를 넘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친 보우소나루 무장세력은 소셜미디어에서 고속도로와 정유소를 막아 수도를 습격하고 경제 혼란을 일으키려는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송전탑 2개가 붕괴된 것 또한 브라질리아에서 벌어진 폭동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연방정부 공권력을 브라질리아에 투입해 추가 테러 방지 및 전방위적 조사 등을 예고했다. 미국에서 입원치료중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까지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의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자신의 아버지가 이번 폭동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