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말·마음·행동 흉내 내다보면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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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을 닮아가자고 말하는 책입니다. 수행하는 마음, 자세, 말, 행동 하나하나 부처님 흉내를 내다보면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완역하니 금생(今生)의 화두를 마친 듯 싶습니다."
보광 스님은 정법안장이 선의 이론, 사상뿐만 아니라 사찰의 일상 질서를 담고 있어서 수행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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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법안장’ 30년 걸쳐 완역한 前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
선 이론·사찰 일상 질서 담아
“완역하니 금생의 화두 마친듯
스님들 수행정진에 참고될 것”
“부처님을 닮아가자고 말하는 책입니다. 수행하는 마음, 자세, 말, 행동 하나하나 부처님 흉내를 내다보면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완역하니 금생(今生)의 화두를 마친 듯 싶습니다.”
보광 스님(사진)은 12권으로 된 ‘역주 정법안장 강의’(譯註 正法眼藏 講義)를 앞에 두고 환하게 웃었다. 최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그는 “일본인들이 사상의 보고로 여기는 ‘정법안장’을 공부하면, 우리 불가에서도 법문(法問)거리가 엄청나게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청계산 정토사 회주(會主)인 보광 스님은 조계종 호계원장 등 불교계 중책을 수행했다. 동국대에서 불교학 석사, 일본 교토불교대학에서 박사를 받은 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동국대 불교대학장, 불교대학원장, 총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1982년 일본 유학 중 정법안장을 접했다. 1987년부터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며 본격적으로 공부했고 1993년에는 대학원 강의 교재로 채택했다.
정법안장은 일본 조동종(曹洞宗)을 연 도겐(道元·1200∼1253) 선사의 글과 강연을 묶은 것이다. 일본 불교는 임제종(臨濟宗)과 조동종이 대종을 이룬다. 전자가 간화선(看話禪·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참선법) 중심으로 귀족들에게 전파된 반면에 후자는 좌선(坐禪·앉아서 무념무상에 드는 것) 위주로 서민층에 퍼졌다.
경전만 떠받들고 참선을 소홀히 하는 일본 불교에 비판적이었던 도겐 선사는 중국 송나라에 유학한 후 선종(禪宗)의 모든 것을 정리했다. 모두 95개 주제에 걸쳐 선어록(禪語錄)과 선종 문화, 선원의 수행 방식, 의례, 가람배치, 수계, 전법 등을 총망라했다.
정법안장은 성철, 서옹, 혜암 스님 등 국내 불교계 고승들도 읽기를 권유했으나 그간 마땅한 번역본이 나오지 않았다. 총 95권으로 워낙 방대한 분량인 데다가 800여 년 전의 원문이 일본 고어로 돼 있어서 해독이 어려운 탓이다.
보광 스님은 학인들과 함께 정법안장을 연구, 분석하고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해 2006년에 1권을 냈다. 이듬해 2권을 펴냈으나, 학교 안팎에서 중책을 수행하면서 출간이 끊겼다. 모든 보직을 그만둔 후 다시 작업에 착수해 2020년에 3, 4권을 냈고, 이번에 12권으로 완역 출간한 것이다. 스님이 발심한 지 40년, 연구한 지 30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편집위원장을 맡은 김오귀 동국대 교수를 비롯한 학자들과 학부·대학원생 등 266명이 참여했다. 해인사 승가대학장을 지낸 원철 스님은 4, 5권 번역에 큰 역할을 했다.
“번역뿐만 아니라 교정, 윤문까지 집단지성으로 이뤄낸 것이지요. 학부생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할 때 원고를 넘겼습니다.”
보광 스님은 정법안장이 선의 이론, 사상뿐만 아니라 사찰의 일상 질서를 담고 있어서 수행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예컨대 공양간에서 음식을 준비한 후 먹는 방법을 세밀하게 담고 있는데, ‘밥님’ ‘야채님’처럼 모든 음식과 재료에 존칭을 부여했다. “스님들이 이 책을 보면 ‘여기에 내 길이 있구나’라고 느낄 것입니다. 수행정진에 크게 참고가 돼서 많은 선지식이 배출되기를 기원합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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