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게이저, 뇌과학의 사업화로 新시장 개척
‘앨사이어니’ 출시 통해 올해부터 매출 본격화 기대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뉴로게이저가 설립 9년 만에 뇌 분석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뇌과학을 사업화하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뉴로게이저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브레인 케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됐다.
뉴로게이저는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제1회 세계 뇌과학 콘퍼런스(World Neuro science & business Conference)를 열었다. ‘새로운 연결’이란 주제로 개최된 해당 콘퍼런스에서는 뇌과학에 대한 성과가 공유되고 뉴로게이저의 뇌분석 서비스가 소개됐다.
뇌 질환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일반인의 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기존 업체들이 주로 특정 질환의 진단 등을 위해 뇌 질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반대로 뉴로게이저는 정상인의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뇌 질환자의 데이터와 대조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특정 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뇌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뉴로게이저의 생각이다.
특히 기존에 뇌 상태를 유추하기 위해 사용했던 문진 등 간접적인 방식이 아닌 40분간의 MRI 촬영만으로 광범위한 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마빈 천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는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뇌 영상 스캐닝을 통해 167개 항목에 대한 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앨사이어니) 서비스는 굉장히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평했다.
앨사이어니 론칭은 2021년 3월에 출시하려던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미뤄진 것이다. 만 10~15세 아동·청소년의 뇌에 대한 연구개발은 완료됐지만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됐다. 국내 MRI 장비 등 비즈니스 환경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는 “자녀가 MRI를 찍는 동안 가족들이 지켜볼 수 있고, 아이도 가족들을 보면서 두렵지 않도록 병원 같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해당 센터를 통해 빠른 속도로 연구를 진행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에 전달할 수 있는 빠른 선순환 체계를 비로소 갖췄다”고 설명했다.
뉴로게이저는 올해 안에 앨사이어니의 뇌 분석 항목 현재 167개에서 올해 중순 180개, 올해 말 200개로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초기에 해당 서비스를 결제한 소비자들에게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종적으로 200개 항목의 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의료 영역인 BAS·BAR 서비스 항목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대상 연령과 국가도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9월에는 55세 이상에 대한 뇌 분석 서비스와 리포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는 16~20세로 해당 서비스 연령대를 확장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뇌 분석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뉴로게이저의 목표다. 또한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해외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뉴로게이저는 비의료 서비스에서 의료 영역인 의료용 소프트웨어(SaMD)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 오는 10월 첫 번째 의료분야 서비스로 치매 관련 SaMD를 선보일 예정이다. SaMD를 통해 뇌 질환을 진단, 치료하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뉴로게이저는 올해부터 앨사이어니를 통해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동·청소년 대상 서비스부터 론칭한 것은 교육·컨설팅 서비스를 결합해 사업성을 높이려는 전략도 반영됐다. 뉴로게이저는 지난해까지 매출이 없었지만, 앨사이어니를 통해 올해 31억원, 내년 72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뇌과학을 어떻게 사업화하고 일반인들과의 접점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한 번 알을 깨고 나오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빠른 성장, 확장을 통해서 좀 더 많은 뇌 산업의 범위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새미 (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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