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좋아요! 숲체험 신나요!… 꿈의 공간, 상상한대로 펼쳐진다[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경남 창원 신항 ‘요요!놀이터’
팬데믹으로 놀이터 잃은 아이들
주민들이 힘 합쳐 이벤트 주도
초 4~6학년 20명 머리 맞대며
놀이방식부터 간식까지 결정
행사당일 500명 넘는 인파 몰려
“놀 권리 더 소중하게 느낀 계기”
코로나19 팬데믹이 앗아간 마을 놀이터가 경남 창원 신항 지역 주민과 아이들의 힘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 8월 마을 단체들 간의 연대, 아이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요요!놀이터’에는 모처럼 구김 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틀간 신항초와 신항 초록오름공원에 마련된 놀이터 공간에서 400명이 넘는 아이들과 100여 명의 주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물 놀이터’를 테마로 내건 첫째 날에는 물놀이 및 각종 체험부스가 설치됐고, ‘숲 체험 및 모험놀이터’가 테마였던 두 번째 날에는 숲 밧줄 놀이존, 아동권리캠페인 부스 등이 마련됐다. 이날 놀이터를 누빈 아이들은 “직접 낸 아이디어로 놀이터를 꾸밀 수 있어 좋았다” “우리들의 놀 권리를 더 소중하게 여길 것”이라는 소감을 쏟아냈다. 이날 놀이터 기획에 참여한 아동 몇 명은 용돈을 모아 행사 참여자들에게 나누어 줄 소소한 상품을 마트에서 직접 사 오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부 활동과 대면 모임이 제한되면서 맘껏 뛰놀아야 할 아이들이 갈 곳을 잃은 지 3년,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마을 어른들이었다. 팬데믹 기간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놀 권리’는 위축됐고 놀이 갈증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는 ‘놀이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신항 지역 주민들 사이에 높아졌다. 단순히 아이들이 노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마을 이웃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도 놀이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요요!놀이터’ 사업의 첫 물꼬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어디든놀이터’ 사업을 위해 창원시진해종합사회복지관과 신항 주민들이 모여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게 됐다. 당시에는 놀이터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 되지는 못했지만, 이듬해 이를 토대로 마을공동체인 ‘신항행복마을추진단’이 설립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온라인으로 ‘하지마!놀이터’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어 2022년에는 창원시진해종합사회복지관과 신항마을 생태교육공동체인 ‘초록달팽이’가 오프라인 놀이터 사업을 이어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15회에 걸친 모임 및 회의를 통해 다양한 놀이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했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행사를 열기로 했다. 8월 이틀에 걸쳐 진행된 놀이터 행사 당일에는 두 단체 이외에도 진해청소년문화의집, 이지더원자율방범대, 신항초등학교, 신항맘카페 등에 소속된 55명의 지역 자원이 힘을 보탰다.
마을 어른들의 주도하에 신항 지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20명으로 구성된 아동기획단도 힘을 합쳐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아동기획단은 당초 10명 정도의 규모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2배 많은 아이들이 지원하는 바람에 20명으로 인원수를 늘렸다. 놀이터 기획부터 실행까지 아동들이 놀이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원하는 놀이를 구상하고 결정하도록 했다. 홍보 포스터나 안내도 등에도 아동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었다. 행사 당일 식사 및 간식 메뉴 역시 아동들이 평소 먹고 싶어 했던 음식 위주로 구성했다.
마을 놀이터 사업은 기대 이상의 호응 속에서 끝났다. 행사 당일 400명이 넘는 지역 아동과 100여 명의 보호자가 몰려 당초 예상보다 4배가량 많은 참여자가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지역 맘카페에도 여러 후기 글이 올라올 만큼 지역민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지역 신문에도 사업이 소개됐다. 기획단 아동들의 놀이 주체성 변화도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사전·사후 인터뷰와 만족도 조사도 모두 긍정적인 결과가 관측됐다. 추수진 창원시진해종합사회복지관 담당자는 “놀이터 행사에서 물풍선 하나만으로도 밝게 웃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활동이 앞으로 마을 놀이터의 방향이 돼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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