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2023] 롯데바이오 “한국 메가플랜트 연내 착공… 1兆 더 투자해 CDMO 10위권 안착”

샌프란시스코(미국)=김양혁 기자 2023. 1. 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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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
공격적 투자…”인수·신규건설 투트랙”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0일(현지시각)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 트랙에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서의 본격적인 진출을 알리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수와 신규 건설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앞세워 국내서 20년 이상 뒤처진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인수한 BMS(브리스톨 마이어 스큅)의 미국 뉴욕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것과 함께 한국에 3조 7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총 36만L(리터)의 항체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첫 공장은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투자 계획은 롯데그룹이 바이오로직스 출범에 앞서 향후 10년 동안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계획보다 1조원 이상 더 늘어난 규모이다. 세계 10위권 내 바이오의약품 CDMO 목표 달성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JPM 첫 데뷔 ”인수·신규투자로 CDMO 사업 본격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세션에 참가해 “인수와 신규 건설이라는 두 개의 전략으로 CDMO 시장에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말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통상 신규 공장을 증설해 CDMO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기존 CDMO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을 인수하면서 진입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였고, 올해 1월부터 시러큐스 공장 매출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산업 투자 행사로 꼽힌다. 올해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약 550개 기업이 참가하며, 8000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원직 대표는 “시러큐스 공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북미 센터로 육성하기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Antibody Drug Conjugate) 위탁 생산 서비스, 임상 물질 생산 배양 시설과 완제 의약품(DP·Drug Product) 시설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DC는 항체 의약품과 화학 합성 의약품을 결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의 차세대 항암제 기반 기술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을 항체 의약품 생산부터 화학 의약품의 접합까지 원스톱(one stop, 일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ADC 전문 위탁 생산 서비스 센터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핵심 바이오 클러스터에 CDO(위탁개발) 시설을 구축하고 시러큐스 이외 북미 거점 확대도 검토 중이다.

국내 투자 계획 발표도 이어졌다. 2030년까지 총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해 총 36만L 규모의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총 3개로 구성하며 1개당 12만L의 항체 의약품 생산을 목표로 한다. 첫 공장은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3개 시설의 전체 가동은 2034년으로 예정됐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와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할 예정이다.

◇투자 1兆 이상 늘려 CDMO 10위권 조기 안착

이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인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후발주자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국내외 기업들과의 격차를 단기간 내 좁히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국내만 봐도 CDMO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2002년, 2011년 설립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6월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20년 이상 격차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한 달 전인 지난해 5월 모회사인 롯데지주가 BMS 공장 인수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 사업 진출을 위한 생산 설비를 최대한 이른 시간 내 확보한 뒤 법인 설립에 나선 것이다.

투자 금액 역시 애초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며 앞으로 10년 동안 2조5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 세계 10위권 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된 투자금액은 2030년까지 총 30억달러(3조7000억원)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생태계 조성과 신규 치료제 발굴 기여를 위해 국내에 설립한 대규모 생산 설비 단지를 ‘롯데바이오 캠퍼스’로 조성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스타트업, 벤처들이 시설을 이용하며 협력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도 구축해 신약 개발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산업 밸류 체인 전반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의약품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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