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해설위원 겸 ATT 코치 딘 토마스, "최두호는 물건! 강력하게 돌아올 것이다" [단독인터뷰]
UFC에서 해설을 담당하고 있는 파이터 출신 해설위원 딘 토마스(Din Thomas·46)가 최두호에게 응원을 보냈다. 최두호는 오는 2월 5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218에 출전해 카일 넬슨과 맞붙는다. 최두호에게는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대회에서 찰스 주르댕에게 패한 이후 4년 만의 출전이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딘 토마스는 현역 시절 맷 세라, 젠스 펄버 등을 물리치며 톱컨텐더로서 유명세를 치렀지만, 챔피언에 오르지는 못했다. 특히 토마스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체육관인 ATT(American Top Team)의 수석코치로서 수많은 선수를 톱파이터로 길러낸 세계 최고의 코치로서 이름이 높다.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 등 그의 손을 거쳐 챔피언에 오른 인물만 해도 부지기수다. 그는 최근 본지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로스포츠의 한 축으로써 커다란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격투기를 선수 출신인 그보다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격투기와 함께 살아온 토마스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2016년에 마커스 브리매지의 세컨드로서 로드FC 029 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아시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정말이다. 누구의 감정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이 정말 내가 동양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라다. 음악도 굉장히 좋았다. 클럽에도 갔었다.
-한국 파이터들 중에 좋아하는 선수는.
내가 항상 좋아했던 파이터가 있다. 슬프게도 내가 기대했던 대로 커리어가 풀리지는 않았다. 그는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다. 난 그가 엄청난 스타가 될 거로 생각했다. 어쩌면 패배가 그의 자신감을 앗아간 건지도 모른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여전히 젊다. 여전히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코리안 슈퍼보이는 ‘물건’이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기에 최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두호는 오는 2월 5일 라스베이거스 대회에 출전해 카일 넬슨과 싸운다.
행운을 빈다. 건강하고, 정열적인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지난 UFC 279에서 리온 에드워즈가 전의를 상실했다고 해설한 뒤, 헤드킥으로 카마루 우스만을 KO 시켰다. 일부 팬들은 해설을 비판했다.
MMA는 정말 예측 불가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 어떻게 봤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는 법은 없다. 상황은 바뀌기 마련이다. 내가 리온에 대해서 한 말은 100% 정확했다. 그게 사실이 아니었다면 리온의 코너가 리온에게 그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을 거다. 내가 그렇게 말하고 얼마 안 있다가 킥이 터졌고, 상황이 바뀐 것 뿐이다. 난 내가 한 말을 후회하지 않는다. 난 MMA를 거의 30년간 해왔고, MMA가 얼마나 예측 불가한 스포츠인지 잘 알고 있다. 상황은 바뀌기 마련이다. 길로틴에 걸릴 수도 있고, 힐 훅에 걸릴 수도 있다. 헤드킥 등 온갖 기술에 걸릴 수도 있다. MMA에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리온이 스툴에 앉아서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거짓이 되지 않는다. 결국 그가 이겼다. 축하한다.
-리온 에드워즈와 카마루 우스만의 3차전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나.
리온이 2차전처럼 3차전에도 헤드킥 KO로 이기는 것은 굉장히 확률이 낮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리온이 우스만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3차전은 2차전보다 훨씬 더 접전이 될 거로 생각한다. 리온이 그럴 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3차전은 리온의 조국인 영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리온은 자국 팬들의 엄청난 응원을 받을 것이고, 경기에서 이길 만한 충분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3차전은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다.
-현재 UFC에서 기술 해설만 담당하고 있다. 다른 해설자들처럼 경기 전체를 해설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경기 해설자들이 너무 말을 많이 한다(웃음). 재미있을 것 같지만, 나는 사이드에서 내가 필요할 때만 해설하는 게 좋다. 나는 어떤 일이든지 할 거다. 진심이다. 나는 어떤 일이든지 고맙게 받아들인다. 내가 나중에 경기 해설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 좋다.
-훌륭한 커리어를 보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일본에서 미시마 도콘조노스케와 한 경기다. 엄청나게 얻어터졌던 게 기억난다(웃음). 심하게 얻어터지다가 역전시켰다. 그 경기를 통해 내가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훨씬 터프하다는 것을, 내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한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경기에서 심하게 당하다가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고 싶다. 스스로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운 경기였기 때문이다.
-많은 파이터들이 은퇴를 선언한 후 머지않아 다시 복귀하곤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많은 파이터들이 은퇴한 후 복귀하는 이유는 격투기가 그들의 정체성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파이터들은 은퇴 후, 자신이 더 이상 파이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한다. 왜냐하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파이터로서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이다. 은퇴하고 나면 기댈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서 다른 파이터가 성공하는 것을 보고 ‘나도 잘나갔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돌아와서 다시 성공을 재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정말 드물게 성공한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나는 자신을 온전히 파이터로만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을 ‘아티스트’로 구체화했다. 나는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한다. 그건 무대에 오르는 거다. 지금은 ESPN에서 방송하고 있고, UFC는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주먹을 맞대지는 않지만, 내가 하는 일은 ‘아트(Art)’에 속한다. (영어로 예술과 기술을 모두 ‘art’로 표현한다. 격투기도 ‘Mixed Martial Arts’로 표현하는 등 아트는 한국보다 더 넓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파이터 시절부터 코치 생활을 병행했다. 코치 일을 일찍부터 시작한 이유는.
나는 항상 격투기 학원과 체육관을 운영했다. 그래서 항상 코치 일을 병행했다. 격투기에서 은퇴하고 난 이후에는 내가 익힌 지식으로 사회에 돌려줄 게 훨씬 많다고 느꼈다. 나는 다른 파이터들에게 이걸 돌려주는 데 집중하고 싶었다. 나는 코치로서 내가 아는 지식과 기술을 다른 선수들에게 전수했다. 내가 해낼 수 없었던 것을 그들이 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코치 일에 집중했다.
-코치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코치로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분명 타이론 우들리가 대런 틸을 이기고 3차 방어에 성공했을 때이다. 정말 훌륭한 훈련 캠프였다. 고된 훈련 끝에 타이론이 내가 바랐던 대로 경기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
-타이론 우들리는 유튜버 제이크 폴과 복싱 경기를 해서 KO패했다. 코치로서 그가 오퍼를 받았을 때 동의했는지 궁금하다.
타이론은 굉장히 의지가 강한 선수다. 그가 돈을 벌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들리가 제이크 폴에게 KO 당했을 때 내 내면의 일부가 죽어버린 느낌이었다. 그 경기에서 내가 코너를 봤는데 그가 펀치를 맞고, 얼굴을 바닥에 처박으면서 쓰러질 때 내 내면의 무언가가 죽었다. 더 이상 그곳에 있는 것이 싫었다.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내 내면의 무언가가 죽어버려서 더 이상 코너에 서고 싶지, 않아졌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그렇다. 그 일 때문에 나는 지금도 코너를 보기가 싫어진 상태다. 지난 몇 달 동안 타이론을 피해왔다. 왜냐하면 나는 우들리가 아직도 싸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피해왔다. 난 더 이상 코너를 보고 싶지 않다. 죽어버린 거다. 그 일로 내면이 죽어버렸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말을 남겨달라.
한국의 격투기 팬 여러분, 여러분들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팬들이다. 정말 격투기에 충성스럽고, 교양 있고, 재미있는 분들이다. 다시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 파이터들은 정말 환상적이다. 마커스 브리매지와 함께 한국 단체 로드FC 대회에 나갔던 것을 기억한다. 정말 멋진 대회였고, 매우 프로페셔널하게 잘 조직화한 대회였다. 여러분들은 내게 너무나 멋진 경험을 선사해줬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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