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렸던 카카오 그룹주 꿈틀… 올들어 시총 7조원 증가
카카오뱅크, 증권가 분석 엇갈려
카카오·카카오페이 긍정, 카카오게임즈 부정 전망
지난해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부진했던 카카오 그룹주들이 올 들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시가총액이 벌써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국인들이 새해부터 순매수로 돌아선 것에 더해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감이 플랫폼 기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의 시총 합계는 지난해 말 46조1180억원에서 53조710억원으로 불과 7거래일만에 6조9530억원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세 종목 모두 시총이 커졌다. 시총 상위 10위권에서 밀려났던 카카오는 지난 5일부터 10위 자리를 다시 꿰찼다.
카카오 시가총액이 3조3850억원 상승하며 가장 많이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1조9310억원, 카카오페이는 1조7280억원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91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카카오 그룹주 중 카카오페이가 23.9% 오르며 가장 많이 상승했다. 뒤이어 카카오뱅크(16.6%), 카카오(14.3%) 순으로 올랐고, 카카오게임즈는 2.47% 내렸다.
전반적으로 양호해진 수급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중순 1300원 밑으로 떨어졌고, 전날 1243.5원까지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 나갔다. 전날에는 19억원 순매도에 그쳤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277억원을 사들였다.
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한 가운데 임금 급등 현상이 다소 둔화하면서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도 부각됐고,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지난해 급격히 떨어지며 가격 매력이 커진 영향도 컸다. 카카오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들이 전면 중단되는 악재를 맞았다.
증권업계는 카카오가 올해 진행할 카카오톡 사업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5개 탭 중 ‘채팅 탭’ 이용자는 매일 4200만 명에 달하지만 ‘친구 탭’은 2200만 명에 그친다”며 “개편을 계기로 앱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구독모델 도입 등 보다 적극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제시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겠지만, 현재 주가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성장 속도는 아니다”고 부정적으로 진단했지만,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신 경쟁력과 대출 규제 완화로 올해 성장률 회복이 기대된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되면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약 825억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카카오페이의 유동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으로 편입 기준치를 웃돈다”며 “심사가 이뤄지는 날보다 주가가 15% 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다음 달 리뷰에서 편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게임즈 전망은 어둡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카카오게임즈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줄어든 341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오딘’ 개발사이자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거치면 중복 상장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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