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패잔병’으로 돌아온 코레아..보라스 2년 성적표는?
[뉴스엔 안형준 기자]
결국 큰 손해를 입었다. 누구 탓이었을까.
MLB.com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1월 11일(한국시간) 카를로스 코레아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코레아는 미네소타와 6년 2억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에 합의했다. 2028시즌까지 계약이 보장되고 2029-2032시즌 4년의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다. 옵션 총액은 7,000만 달러. 코레아와 미네소타의 계약은 최대 10년 2억7,000만 달러까지 규모가 상승할 수 있다.
코레아는 800만 달러의 계약 보너스를 받고 2023-2025시즌 각각 3,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2026시즌에는 3,150만 달러를 받고 2027시즌에는 3,050만 달러, 2028시즌에는 3,000만 달러의 연봉을 각각 받는다. 옵션은 전년도 타석 수에 따라 자동 실행(베스팅 옵션)된다. 2028시즌 575타석을 소화하면 2029시즌 2,500만 달러 옵션이 실행되고 2029시즌 550타석을 소화하면 2030시즌 2,000만 달러 옵션이 실행된다. 2030시즌 525타석을 소화하면 2031시즌 1,500만 달러 옵션이 실행되고 2031시즌 502타석을 소화할 경우 2032시즌 1,000만 달러의 옵션이 자동 실행된다.
만약 코레아가 옵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해당 옵션은 구단 옵션으로 전환돼 미네소타가 실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코레아는 옵트아웃 조항 없이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는다. 계약은 신체검사 절차가 완료된 뒤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신체검사 절차'가 이렇게까지 시장을 뒤흔든 적은 없었다. 코레아는 올겨울 벌써 두 번이나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다.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3년 3억5,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지만 끝내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했고 곧이어 뉴욕 메츠와 12년 3억1,5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지만 또 무산됐다. 메츠와 약 3주간의 줄다리기 협상을 펼쳤지만 메츠는 코레아 측에 실망하며 테이블을 떠났다. 결국 두 번이나 계약에 실패한 코레아는 '원소속 구단'인 미네소타로 돌아왔다.
코레아는 이번 오프시즌 큰 손해를 입었다.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더해 이미지까지 추락했다. 미네소타가 보장하는 계약기간은 33세 시즌까지. '노후 보장'을 받는 것에도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가 보장했던 계약 규모는 미네소타의 보장 계약보다 무려 7년이 더 길고 1억5,000만 달러가 더 컸다. 메츠가 보장한 계약 역시 미네소타보다 6년 1억1,500만 달러가 더 큰 규모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40세, 메츠에서는 39세까지 '고용 보장'을 받을 수 있었지만 미네소타로 돌아오며 코레아는 시장 가치가 떨어질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FA 시장으로 나서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샌프란시스코와 메츠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코레아는 손해를 입었다. 코레아는 지난 오프시즌 미네소타와 3년 1억53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계약 1년만에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FA 시장에 다시 나왔다. 2022시즌 136경기에 출전해 .291/.366/.467 22홈런 64타점을 기록한 코레아에게 만족한 미네소타는 가장 먼저 대형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미네소타는 당초 코레아에게 6년, 8년, 10년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가장 큰 규모는 10년 2억8,500만 달러 규모였다. 하지만 코레아와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미네소타의 제안에 만족하지 않았다. 최소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미네소타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시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끝내 시장에서 '장기계약을 맺기에는 건강에 문제가 큰 선수'라는 낙인만 찍힌 채 패잔병처럼 미네소타로 돌아왔다. 매몰차게 제안을 거절했던 코레아를 미네소타는 전과 똑같은 따뜻함으로 맞아주지 않았다. 10년 2억8,500만 달러를 보장했던 제안은 6년 2억 달러로 뚝 떨어졌고 '30대 중반 이후에도 매년 건강해야 한다'는 조건이 덕지덕지 붙었다. 원소속 구단의 경우 이미 선수의 몸상태를 거의 파악하고 있고 연장계약이 건강 문제로 난항을 겪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제안을 거절하고 시장으로 향했던 '괘씸죄'가 상당부분 적용됐다고 볼 수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코레아는 미네소타에서 보낸 1년의 시간에 크게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아는 지난시즌 초반부터 미네소타와 장기계약을 맺을 의사가 있음을 공공연히 이야기했다. 하지만 코레아의 에이전트는 자신이 관리하는 선수가 연장계약을 맺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보라스. 보라스는 원소속 구단과 다시 계약을 맺더라도 무조건 '시장 투어'로 몸값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인물이다. 코레아가 미네소타의 최초 제안을 거절하고 시장으로 향해 '3억 달러 이상'을 외친 것에는 보라스의 의지도 상당부분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코레아는 보라스와 함께한 두 번의 오프시즌에서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오프시즌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교체하며 'FA 대박'을 노렸던 코레아는 직장폐쇄 등 칼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보라스는 지난겨울 코리 시거(TEX)에게 3억2,500만 달러 계약을 안겨줬지만 코레아에게는 1+2년 계약만을 안겼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제안한 10년 2억7,500만 달러 계약을 거절하고 따낸 것이 미네소타와 맺은 1+2년 계약이었다. 올겨울에도 마찬가지였다. 대박을 노렸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메츠가 문제삼은 코레아의 다리와 발목은 당장 큰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레아의 현재 몸상태는 건강하다. 구단들은 '수술 경력이 있는 다리와 발목이 추후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했다. 대형 장기계약을 점점 더 꺼리는 구단들의 추세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부상 경력이 있는 시거가 지난겨울 큰 계약을 맺었고 올겨울에도 부상 위험이 큰 선수인 애런 저지가 역대급 계약을 따낸 것을 감안하면 코레아의 건강만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끝내 악성 계약이 되는 대형 장기계약'을 주도하는 보라스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에 코레아가 휴스턴 '사인스틸 스캔들'로 인해 이미지가 깎인 선수라는 점까지 더해져 이런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2억 달러가 보장되는 큰 계약을 맺었음에도 시장의 '패배자'가 된 코레아는 활짝 웃을 수 없게 됐다. 2년 연속 시장에 함께 참전한 코레아와 보라스는 과연 서로에게 어떤 점수를 줬을까.(자료사진=카를로스 코레아)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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