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침공’ 워게임…미-중 진영, 1만명 이상씩 숨진다

박병수 2023. 1. 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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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전쟁]미 CSIS ‘워게임’ 시뮬레이션해보니
중국의 대만 침공 ‘워 게임’ 작전지도. 출처: ‘다음 전쟁의 첫 전투’ 보고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워 게임’ 결과가 공개됐다. 하지만 미-일 동맹도 중국의 침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서로 1만명 이상이 숨지고 2척의 항공모함과 수많은 함정·항공기가 파괴되는 등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각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9일(현지시각) ‘다음 전쟁의 첫 전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군이 2026년 대만 점령을 위한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상황을 가정한 ‘워 게임’ 결과를 내놓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미국 중심의 현존 국제 질서를 단숨에 뒤바꾸게 되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실제 이뤄지면 어떻게 진행되고, 얼마나 큰 피해를 입게 될지 확인하기 위해 24차례에 걸쳐 ‘워 게임’을 시뮬레이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상정한 ‘워 게임’ 시나리오는 중국군이 개전 몇시간 동안 막강한 화력으로 선제공격을 퍼부어 대만의 해·공군력 대부분을 파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중국군은 곧바로 해군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대만을 에워싸고 모든 해상로를 봉쇄한 뒤 지상병력을 대만 해안에 상륙시킨다. 또 공군 항공기들은 대규모 공수부대를 대만 해안선 너머 내륙 깊숙이 침투시킨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중국군의 침략은 결국 실패로 끝난다. 대만군 지상병력은 개전 초 중국군의 대규모 포격을 견디고 살아남아 해안선을 지키면서 중국군의 내륙 진격을 막아낸다. 그사이에 미군이 개입해 중국군의 함정과 상륙부대를 무력화한다. 중국군은 이를 막기 위해 일본 기지와 미군 함정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 큰 피해를 입히지만 전세를 뒤집진 못한다.

보고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성립하려면, 대만군이 중국군에 항복하지 않고 버텨내는 핵심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군이 중국군을 물리치려면 △대만군 지상 전력 강화 △대만군의 충분한 전쟁물자 비축 △미군의 자유로운 주일 미군기지 이용권 확보 △미군의 장거리 대함미사일 대량 확보 등 네가지 사항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전쟁의 피해는 승리의 기쁨이 무색할 만큼 엄청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몇십척의 함정과 몇백대의 항공기, 몇천명의 병력을 잃을 것”이라며, 그로 인해 미국은 “몇년 동안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미군이 동원한 항공모함 2척이 바다에 가라앉고 함정 10~20척이 침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쟁 3주 만에 3200명의 병력이 전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동안 잃은 병력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미국이 이기더라도 패배한 중국보다 장기적으로 더 고통받는 값비싼 승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서늘한 경고를 남겼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오판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억제’라는 것이다.

중국도 막대한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1만명 남짓한 병력이 전사하고 주요 함정 138척, 항공기 155대를 잃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해군이 괴멸 상태가 되고 상륙부대의 핵심 전력은 파괴되고 몇만명의 병력이 포로로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역시 독립을 유지하지만, 경제가 완전히 파괴되는 등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으로 전망됐다. 3500명의 병력이 전사하고 구축함과 프리깃함 26척 등 모든 해군 함정이 침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만군은 무너지지 않지만 심각한 전력 손실을 입고 전력과 기초적인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는 섬나라의 파괴된 경제를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전쟁에 뛰어들지 단언하기 어렵지만, 미군의 주요 발진기지로 사용되는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 등이 중국군의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연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그로 인해 26척의 함정과 10척 이상의 항공기를 잃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에선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대대 중에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대체로 중립을 유지하며 일부에선 미군의 영공 통과 허용 같은 소극 지지에 머물고, 미국의 동맹국 오스트레일리아도 미군을 적극 지원하지만 직접 작전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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