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별 "당당한 데뷔 20년차 가수 되려 정규 앨범 발표" ①
만약 거리의 누군가를 붙잡고 별(본명 김고은) 씨를 아냐고 물은 후 그를 설명하라고 한다면 몇 가지 정해진 된 답이 나올 것이다. '하하의 와이프', '세 남매의 어머니'라는 설명은 아마 빠지는 법이 없지 않을까.
그러나 별 씨가 되찾고 싶은 호칭은 역시 가수라는 타이틀이다. 데뷔 이후 20년 동안 별 씨가 가수가 아니었던 적은 없지만 무려 10곡을 실은 정규 6집 'Startrail'을 보고 있노라면 적어도 그가 얼마나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는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어 별 씨는 정규 앨범을 또 다른 이유에 대해 "데뷔 20년 차 가수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면목이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별이라는 가수의 지난날이 이러했다는 걸 설명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규 앨범을 만들었죠. 보통 정규 앨범하면 타이틀곡에 더 힘을 주는데 이번에는 앨범에 실린 10곡 모두 타이틀곡 같이 만들었어요. 제가 직접 골라담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듣고 싶은 곡들로만 10곡을 채웠어요."
별 씨는 인터뷰 내내 마치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듯 본인의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직접 들어보시고 진짜 냉정한 평가를 부탁한다.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주셔도 좋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이라는 건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후'는 오랜만에 나오는 저를 기억해 주는 팬들에게 '이게 바로 별이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곡이에요. 제 곡을 타이틀곡으로 해볼까 하는 욕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오후'를 통해 사람들이 느끼는 가수 별의 감성이 더 잘 나타날 것 같았죠."
그가 말한 가수 별하면 떠오르는 감성은 역시 '12월 32일'을 부르던 별 씨의 모습이다. 그러나 별 씨의 말대로 데뷔 이래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정규 앨범은 무려 14년 만이다. '쏜살같다'는 말이 날아와 가슴에 박힌다.
"'12월 32일'을 부르던 별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모르고, 사랑하는 법도 모르는 애송이였어요. 오히려 그런 것들을 다 알고 부르는 느낌이 아니라서 더 사랑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해요. 그 이후 어느 시점의 제 노래들 중 제가 듣지 않는 곡들이 있어요. 저만 아는 저의 과도기 때의 곡들인데 너무 감정에 치중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듣는 분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 억지로 슬픔을 쥐어짜지 않으려고 했어요. 덕분에 보컬 녹음만 12시간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녹음을 도와준 엔지니어가 저한테 질릴대로 질린 것 같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가수 외의 다른 꿈을 꾼 적이 없어요,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는 것만이 제 미래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어느 시기에 노래하는 기쁨을 잊은 적이 있었어요. 노래도 하기 싫고 듣는 것도 싫은 그런 시기요.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무대에서 멀어졌을 때, 동료 가수들이 무대에 서는 모습을 봤을 때 어릴 때처럼 제가 무대에 다시 서는 게 꿈이 되었어요. 그동안 제가 마지못해 불렀던 노래들마저 사랑해주신 덕에 이렇게 다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별 씨는 '12월 32일', '왜 모르니'를 불렀던 과거의 별이 쌓아놓은 추억의 덕을 볼 생각이 없다. 기타 하나와 별 씨의 목소리로만 채워진 '알 순 없지만', 또 다른 수록곡 '이런 밤'은 별 씨가 앞으로 나아갈 욕심으로 가득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 앨범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이 크지만 아마 '이상해. 내가 아는 별이 아냐' 같은 곡은 없을 거예요. 그동안 별이라서 할 수 있었던 것이 있고, 그래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이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싶어요."
[사진=콴 엔터테인먼트]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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