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호이안

조보희 2023. 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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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베트남 중부 도시 호이안은 인구가 15만여 명인 작은 도시지만 15세기부터 무역항으로 발달한 올드타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호이안 올드타운 앞을 흐르는 투본강 지류 [사진/조보희 기자]

국제 무역항 역사가 깃든 올드타운

호이안은 베트남 중부 최대 도시 다낭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거리에 있다. 남중국해로 흘러드는 투본강 하류에 자리하고 있어 예로부터 무역항으로 번창했던 지역이다. 15세기부터는 일본, 중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동양과 서양의 상선이 왕래하는 국제 무역항으로 발전했다. 당시 외국에서 온 상인들이 호이안에 터를 잡고 머물게 되면서 베트남과 일본, 중국, 여기에 서양의 건축양식과 문화가 융합된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했다.

이렇게 번성하던 호이안은 투본강 하류에 남중국해의 파도가 싣고 온 모래가 계속 퇴적돼 큰 배가 정박할 수 없게 되면서 무역항의 기능을 점차 상실했다. 반면 인근 다낭이라는 대도시가 발전하게 되면서 무역항으로서의 호이안은 한동안 잊히게 된다.

투본강 하류 [사진/조보희 기자]

그 결과 호이안은 200년 동안 베트남의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것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해 베트남에서 거의 유일하게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다. 1960년부터 1975년까지 15년간 이어진 베트남전쟁 때도 미군의 폭격을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올드타운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동남아시아 무역항 중에서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사례로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올드타운 기념품 가게 [사진/조보희 기자]

호이안 밤은 등불의 향연장

호이안을 낮에만 둘러보았다면 절반도 보지 못한 것이 된다. 해가 지면 투본강과 어우러진 호이안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낮에는 투본강에 별로 보이지 않던 배들이 호이안 등을 몇 개씩 매달고 나타나 이리저리 다니면서 강 위는 등불축제장이 된다. 상점과 건물에도 알록달록한 호이안 등이 불을 밝히고 많은 사람이 붐비면서 열대 시가지 밤은 활기를 띤다.

강가에서 건너편을 보면 줄지어 선 가게들이 매단 호이안 등이 환하게 빛나고 강 위를 오가는 수많은 등불이 한 덩어리가 돼 몽환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사진가로서 만나기 쉽지 않은 멋진 장면이다.

올드타운의 야경 [사진/조보희 기자]

강가에는 하얀 등 2개로 불을 밝히고 유람선 티켓을 판매하는 매대에는 맨 위에 한글로 '1~3명 15만 동, 4~5명 20만 동, 20분 동안, 정말 감사하다'고 적어놓고 있다. 그만큼 한국 관광객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배를 타고 강을 돌아보다 소망을 담아 소원초를 강 위에 띄우는 것도 재미있다. 사람들이 떠내려 보낸 소원초가 야경에 한몫한다.

올드타운에서 투본강 다리를 건너면 불빛이 화려한 상점가가 펼쳐진다. 대부분 2층으로 된 가게들은 투본강을 감상하기 좋다. 카페에 앉아 야경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경험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1층 카페에서는 손님들이 월드컵축구를 시청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베트남이지만 축구 열기는 다른 나라 못지않게 뜨겁다.

호이안 등을 파는 가게 [사진/조보희 기자]

상점가 옆쪽으로 이어진 길에는 야시장이 펼쳐져 있다. 호이안 등을 파는 가게에는 호박 모양, 기구 모양, 납작한 지구본 모양, 둥근 지구본 모양 등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등불이 매달려 있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많은 관광객이 등불 앞에서 다양한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노점상에는 여러 가지 군것질거리와 열대 과일 주스를 파는 곳이 즐비하다. 토산품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도 많다. 특히 대나무 뿌리로 달마 얼굴을 조각한 공예품을 매달아 놓은 가게가 눈길을 끈다. 길게 늘어져 있는 뿌리가 영락없는 턱수염 같다. 얼굴 조각도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하다. 조각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대나무 뿌리 조각작품 가게 [사진/조보희 기자]

강가 광장에는 바이초이(bai choi)라는 호이안 빙고 게임장이 있다. 원두막이 여러 개 둘려 있다. 원두막에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문양 세 가지가 있는 나무패를 나눠준다. 가수가 노래를 시작하면 노란 모자를 쓴 도우미가 가사에 따라 큰 문양을 앞에 건다. 내가 가진 문양과 같으면 노란 깃발 하나를 준다. 세 개를 모으면 빙고가 된다. 빙고가 되면 호이안 전통 등을 선물로 준다.

올드타운의 강변 풍경 [사진/조보희 기자]

우기라 간간이 소나기가 내려 행인들을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나기는 심하지 않게 내리고 얼마 안 가 그쳤다. 베트남은 8월 중순에서 12월 초순까지 우기에 해당한다.

매월 음력 보름 전날(14일)에는 등불축제가 열린다. 등불축제는 저녁 6~7시까지 한 시간 동안 과거의 호이안을 기억하는 뜻에서 전기조명을 전부 다 끄고 등불만 켜도록 만든 날이다. 이 시기에 베트남 현지 주민들도 몰려들고 외국인도 많아 엄청나게 붐빈다.

올드타운의 명물 내원교

올드타운 내원교 입구 [사진/조보희 기자]

올드타운의 명물은 내원교이다. 1593년 일본 상인들이 중국인 거리와 일본인 거리를 연결하기 위해 지은 지붕이 있는 목조 다리로 지붕은 일본식 기와로 덮었다. 일본교라고도 부른다. 다리 가운데 작은 사원이 있다. 사원의 정면은 강을 향하고 있고 다리 양쪽에는 원숭이 한 쌍과 개 한 쌍이 있다. 이는 내원교를 건축하는 시기가 원숭이해였고, 내원교를 완공하는 시기가 개의 해였기 때문이다. 내원교는 베트남 2만 동 지폐에 그려져 있다.

올드타운 내원교 [사진/조보희 기자]

올드타운은 넓지 않은 지역이지만 볼거리는 많다. 곳곳을 둘러보려면 3~4시간을 잡아야 한다. 오래된 건물에 있는 가게와 박물관도 볼거리이니 시원한 음료를 한잔하며 시가지를 감상하는 여유도 가질 만하다.

올드타운은 오토바이나 자동차는 다닐 수 없다. 시가지에는 자전거 인력거가 손님을 기다리며 일렬로 대기하고 있다. 날씨가 덥거나 피곤할 때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현지인의 생활을 볼 수 있는 호이안 중앙시장

호이안 중앙시장 노점상들 [사진/조보희 기자]

올드타운과 인접한 곳에 호이안 중앙시장이 있다.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낮 동안 영업하는 상설시장이지만, 열대지방이 그렇듯 아침이 가장 활기차다. 시장 입구부터 베트남 전통 모자인 농을 쓴 상인들이 좌판에 생선들을 펼쳐 놓고 일렬로 앉아 있다. 동남아 시장의 특징은 생선이나 채소, 고기 등 식료품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펼쳐 놓고 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대부분 포장해 놓거나 냉장고에 넣어 놓고 판매해 사진가 입장에선 아쉬운 면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접한 날것 그대로의 시장 모습은 사진기자로서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진열된 물건과 상인들의 표정이 그대로 노출된다. 더욱이 한국 시장에는 대부분 있는 지붕도 없다. 사진 찍는 데 장애물이 없다.

생고기를 파는 정육점 [사진/조보희 기자]

이른 새벽부터 나온 상인들의 피곤한 얼굴과 좌판에서 아침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에서 평생을 이어왔을 고단한 일상을 느낄 수 있었다.

살아있는 닭을 파는 상인들은 철사로 만든 케이지에 중닭과 어미 닭을 가득 넣어놓고 주차장 공터에 모여 앉아 있다. 자연 방사 닭인지 언뜻 보기에도 닭들이 건강해 보인다.

과일가게는 먹음직한 다양한 열대과일의 전시장이다. 망고스틴, 람부탄, 구아바, 용과, 망고, 페이조아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과일이 한 더미씩 쌓여 있다. 한참 과일을 보기 좋게 정렬한 주인장은 구석에 앉아 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을 먹고 있다.

열대과일이 다채로운 과일 상점 [사진/조보희 기자]

손님들은 오토바이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온 이들이 많다. 오토바이 주차장이 있지만 타고 온 그대로 물건을 사가는 손님도 많다. 이런 것이 베트남 모습이다. 죽세품 가게에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대나무 채반이나 바구니 등이 가득 쌓여 있어 정감이 간다.

즐거움을 더하는 바구니 배 투어

한국 노래를 열창하는 바구니 배 사공 [사진/조보희 기자]

호이안에서 즐거움 중 하나는 바구니 배 투어이다, 코코넛을 반 갈라 놓은 모양과 닮아 '코코넛 배'라고도 불리는 이 배는 어부들이 고기잡이로 이용하는 배인데 처음 타 보니 안정성이 탁월하고 손으로 노를 저어가니 조용하고 쾌적함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에서 자라는 코코넛 나무 사이로 다니니 기대 이상으로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인지 많은 관광객에게 인기를 끈다. 배들이 모이는 지류에는 노래방 기계로 한국 노래를 열창하는 사공도 있고 홀로 코코넛 보트에 올라 열정적적인 배 돌리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사공도 있다.

럭셔리한 여행경험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바다에 접한 호이아나 리조트 [사진/조보희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나온 해외여행 숙소는 '호이아나 리조트&골프'였다. 남중국해 꽝남성 해변을 끼고 들어선 이 리조트는 다낭 공항에서 차로 45분, 호이안 올드타운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누들 전문 레스토랑 '미엔' [사진/조보희 기자]

최근 오픈한 호이아나 레지던스는 해외여행 문호가 다시 개방되면서 증가하는 럭셔리한 여행수요에 맞춰 5성급 체험을 제공하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모토로 한다. 호이아나 레지던스는 푸르른 정원 또는 남중국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넓은 전용 테라스를 비롯해 현대적인 거실과 가구를 완비한 270개의 세련된 객실을 갖추고 있다. 스튜디오 타입부터 3개의 침실을 갖춘 객실까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 시설과 세탁기도 있고, 개인 전용 셰프가 객실에서 특별한 식사를 준비해주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객실에서 특별한 식사를 준비해 주는 셰프 [사진/조보희 기자]

이외에도 리조트에는 현재 문을 연 2개의 호텔과 향후 오픈할 2개 등 4개의 럭셔리 호텔이 있다. 리조트는 정통 베트남 요리를 비롯해 한식, 중식, 세계 각국의 요리에 이르기까지 12종류 이상의 요리를 제공하는 10여 개의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또한 140개 이상의 테이블 게임과 300개 이상의 전자 게임 시설을 갖춘 카지노에서 최첨단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한다.

전용 인피니티풀을 갖춘 객실 [사진/조보희 기자]

특히 리조트 내 호이아나 쇼어 골프 클럽은 40여 개국에서 270개 이상의 골프장을 설계한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디자인한 18홀 코스이다. 아시아 최대규모의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진 해안선과 참섬을 바라보며 샷을 날릴 수 있는 17홀이 이곳의 시그니처다.

호이아나 쇼어 골프클럽 클럽하우스 [사진/조보희 기자]

'호이아나 리조트&골프'는 가족이나 골프 애호가들이 여럿이 오붓하게 머물다 가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jo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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