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하는 내 열성팬, 이렇게 날 좋아하는 줄 몰랐다”[EN:인터뷰②]

이하나 2023. 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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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하나 기자]

가수 별이 든든한 지원군이 된 남편 하하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별은 14년 만에 발매하는 여섯 번째 정규앨범 ‘Startrail’(스타트레일) 발매를 기념해 최근 뉴스엔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Startrail’에는 더블 타이틀곡 ‘오후’와 ‘You’re(유어)’를 비롯해 ‘달’, ‘노래’, ‘Imagine(이매진)(Feat. 죠지)’, ‘알 순 없지만’, ‘이런 밤’, ‘여유’, ‘나이’, ‘그때의 난’까지 총 10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곡 수집에만 1년 반 이상이 걸리고, 받았던 곡만 1,000곡이 넘을 정도로 별이 각별히 공을 들였다. 그 중에는 2021년 12월 발매된 하하 EP ‘공백’에 수록된 ‘알 순 없지만’이 새로운 편곡으로 별의 앨범에 수록돼 눈길을 끈다.

별은 “하하 씨 곡이라 넣은 건 전혀 없다. 남편이 이 곡을 앨범에 넣으려고 연습할 때부터 너무 뺏고 싶었던 곡이다. 이 곡이 앨범 작업 초반부터 수록됐던 곡은 아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플레이스트를 위해 고민할 때 ‘알 순 없지만’ 같은 곡을 너무 넣고 싶었는데, 그런 곡이 없어서 넣게 됐다”라며 “하하 씨가 부른 곡은 피아노 반주가 메인인데, 나는 기타 솔로로 편곡을 해서 아예 다른 곡처럼 느끼실 거다”라고 설명했다.

별은 육아와 녹음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별은 “일과 육아의 스위치가 한 번에 바뀌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음을 하다가도 아이의 학원 선생님 전화를 받아야 하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엄마로서 챙겨야 할 일을 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계속 자신 없어 하고 지금도 부족해서 힘들어하지만, 어떻게든 지금 이 앨범을 완성했다”라며 “이별, 사랑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갑자기 내가 이별을 할 수도 없지 않나(웃음). 감성적으로도 아이를 낳고 이 나이에 발라드 가수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도 지금 내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감성도 있더라. 꼭 사랑 노래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라고 전했다.

2012년 11월 결혼 후 출산, 육아에 집중해왔던 별은 2018년 11월 싱글 ‘눈물이 나서’로 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렸으나, 한 달 후 셋째 임신 소식을 전하며 다시 공백이 생겼다. 정규앨범 ‘Startrail’이 긴 공백을 끊고 가수 별의 귀환을 알리는 앨범이자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지만, 긴 공백을 기다려 준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하는 의미도 담겼다.

별은 “아이가 생긴 건 축복인 건데 남편이 약간 죄인의 심정으로 많은 방송에서 사과를 하고 다녔더라. 일부 팬들도 남편에게 댓글로 욕하는 일이 있었다고 해서 약간 가여웠다. 그래서 더 불을 일으키면서 앨범 작업을 했던 것 같다”라며 “아이 엄마이고 40대가 되면서 나 자신부터 이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렇게 해냈다. 팬들도 ‘이제 셋째 낳고 키우면 별 언니 노래를 못 듣겠구나’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아니에요. 저 할 수 있어요. 심지어 정규앨범이고 10곡이 다 좋아요’라고 보여드리고 싶었다. 팬들이 앨범을 들으면 그 마음을 알아주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별은 수록곡 중 ‘나이’라는 곡을 통해 ‘나이 먹는 것’에 대한 의미와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40대가 될 때 서글픔과 우울함을 느꼈다는 별은 당시 남편 하하의 말에 큰 위로를 얻었다고 전했다. 별은 “남편에게 ‘나 어떻게 하다 40살이 됐어? 나 너무 늙은 것 같아’라고 얘기했더니, ‘넌 아이를 셋이나 낳았잖아. 이미 너무 많은 걸 했어’라고 해주더라. 돌아보니 아이들도 있고 남편도 있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더라. 나이 먹은 게 나쁘지는 않다는 결론이 났다”라며 “나이 먹는 게 서글픈 분들도 있겠지만 찾아보면 나이를 먹어서 가진 것도 있다. 그런 마음으로 ‘나이’라는 곡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가수라는 꿈 외에 다른 꿈을 생각해본 적 없었다던 별은 가장 원하고 바랐던 꿈을 이뤘지만, 노래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서 기쁨이 사라진 순간도 있었다. 별은 “현실은 매번 내가 하고 싶은 노래만 하고, 하고 싶은 무대만 할 수는 없지 않나. 20대 때 아버지가 오랫동안 아프셨다.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기쁨을 줘야 하는 직업인데, 내 마음이 힘든데도 누군가 앞에 서서 뭔가를 한다는 게 그 나이에는 힘들었던 것 같다. 한동안 노래도 하기 싫고 음악도 듣기 싫은 상황이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결혼을 하고 출산, 육아를 하면서 무대와 멀어진 순간 별은 노래를 향한 열망을 다시 깨달았다. 지난해 활동했던 프로젝트 그룹 마마돌 활동도 더없이 소중했다. 별은 “다시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기쁘게 노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앨범을 내는데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도 예전에 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년 차 가수 별이라는 이름이 미안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활동을 해야할 것 같다. 앞으로 30, 40년이 될 때는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하하는 그동안 여러 방송을 통해 자신보다 더 재능이 많음에도 활동하지 못하는 아내 별을 향한 미안함을 고백했다. 가수로서 별의 활동은 그 누구보다 하하가 바라는 일이다. 별은 “이번에 깨달은 게 남편이 진짜 나의 제일 큰 팬이더라. 이렇게 나를 좋아하는 줄 몰랐다. 내 앨범에 모든 곡을 처음부터 모니터링을 해줬고, ‘오후’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가장 열렬하게 힘을 실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내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멋있어 한다. 내 노래를 부러워하는 것도 있다. 술에 얼큰하게 취해서 온 날 내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노래 잘하네’라고 했던 적이 있다. 남편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방방 뛰게 하는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나는 남편의 그런 면이 부럽다. 서로 가지지 못한 부분을 존중한다”라고 덧붙였다.

별은 자신의 원동력으로 가족을 꼽았다. 별은 “친정엄마가 아이들을 돌봐주지 않았다면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녹음할 때 남편도 술을 줄이고 집에 있어 줬다. 가족들이 많이 희생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이 나 혼자 열심히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라며 “직원들도, 팬들도. 나란 사람이 존재하기까지는 많은 사람의 도움 덕분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과거에 더 겸손한 마음을 가질 걸이라는 마음이 든다”라고 답했다.

(사진=콴엔터테인먼트)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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