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40대라 엄마라 못할 줄 알았던 것들, 더 멋있게 해내고 싶다"[SS인터뷰]

정하은 2023. 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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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용기와 도전의 마음을 드리고 싶어요.”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별이 “여자 나이 40대, 아이 엄마가 할 수 있는게 많이 없다. 마흔이어서, 애기 엄마라서 못할 줄 알았던 것들을 훨씬 멋있게 해내는 별이 되고 싶다”며 당당히 본업으로 돌아왔다.

별이 11일 여섯 번째 정규앨범 ‘스타트레일’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이 앨범은 2018년 발매한 싱글 ‘눈물이 나서’ 이후 4년 2개월 만의 새 앨범이자, 2009년 발매한 ‘라이크 어 스타(프라이머리)’ 이후 14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소감에 대해 별은 “앨범을 적지 않게 냈고 많은 노래를 불렀지만 예전에는 앨범을 내는게 이렇게까지 힘든지 몰랐다. 앨범 한 장이 나오는게 이렇게 소중한 일이구나를 이번에 많이 깨달았다”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14년 만에 정규앨범을 내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는 별은 “20대 때 10년은 쉼 없이 노래하고 활동했지만, 30대에는 음악 활동이 저조했다. 20주년이라고 얘기하기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며 “싱글, 미니 앨범으로 성에 안 차서 무리를 했다.(웃음) 이젠 ‘20년 노래한 가수예요’라고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번 ‘스타트레일’에는 자신이 그려온 지난 20년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 궤적을 담아냈다. 더블 타이틀곡 ‘오후’와 ‘유어’(You‘re)를 비롯해 ’달‘, ’노래‘, ’이매진‘(Imagine, Feat. 죠지), ’알 순 없지만‘, ’이런 밤‘, ’여유‘, ’나이‘, ’그때의 난‘까지 총 10곡이 수록됐다.
별은 오랜시간 공들여 준비한 정규 앨범의 완성도에 대한 자부심을 인터뷰 중에도 여러 번 드러냈다. 별은 “2022년이 20주년이었는데 실질적으로 곡 수집한 기간만 거의 1년 반 이상 된 거 같다”며 “정규 앨범이라고 해서 타이틀곡을 제외한 곡들은 구색 맞추기 식으로 넣은게 아니라 수록곡 하나하나 다 소중하고 애정 가득하게 작업했다.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강조했다.

메인 타이틀곡인 ‘오후’는 이별 후 시간이 흐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지난 사랑에 대한 화자의 그리움을 담아낸 곡이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영준과 작곡가 전홍준이 공동으로 작사, 작곡했고, 코러스에도 참여했다. ‘오후’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선 “오랫동안 별을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반가움을 안겨드릴 수 있는 곡일 거 같았다. ‘아 이게 별이지’ 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이매진’에는 죠지가 참여했으며, 지난 2021년에 발매된 하하의 EP ‘공백’ 수록곡인 ‘알 순 없지만’이 새로운 편곡으로 수록됐다. 또 다른 수록곡 ‘노래’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별이 직접 작사했다. 별은 “아버지께서 제가 20대에 활동 할 당시 내내 아프시다 돌아가셨다”고 운을 떼며 “노래라는게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며 그 의미를 써내려 가기 시작하니 아버지가 만나지더라. 아버지가 제게 노래를 시키셨고 제가 노래 하는걸 좋아하셔서 가수가 됐다. 멋있게 만들 필요도 없었고, 쥐어짤 필요가 없는 이야기라 술술 써내려 갔다”고 말했다.

더블 타이틀곡 ‘유어’는 또다른 별을 만날 수 있는 곡이다. “발라드 가수지만 평소에 발라드를 안 듣는다”며 크게 웃은 별은 “원래 리듬 그루브 있고 힙합을 좋아한다. 소리 지르고 울부짖지 않아도 되는 노래 부르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도 털어놓았다. 그는 “20년을 노래해서 참 좋은 것도 있는데 어려운 점은 늘 익숙히 들어온 제 목소리와 감성을 다르게 표현했을 때 낯설게 여기고 반감을 사기도 하는 거 같다. 앞으로 제가 나아갈 방향에 있어서 고민이 생기는 지점이다”라며 “‘유어’를 들으시면 ‘별이 이런 노래를 하네?’라는 반응을 들을 수 있을 거 같다. 가고 싶은 방향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과정에 있는 앨범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발라드의 영원한 테마는 사랑과 이별이다. 가수 하하와 결혼 10주년을 맞은 별은 출산과 두 아들, 막내딸의 육아를 경험하며 이러한 사랑과 이별의 감성에 무뎌지진 않았을까. 그러나 반대로 별은 오히려 전할 수 있는 감정이 깊고 구체화 됐다고 말했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나서 더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할 수 없었고 어림잡아 생각했던 감정들이 구체화 되었다. 할 수 있는 이야기도 훨씬 더 깊고 많다. 같은 이별 이야기도 표현하는게 더 깊어졌다.”

특히 하하에 대해 “내 남편은 나의 팬이다”라며 남편이자 동료이지 지지자인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저를 되게 좋아한다”고 웃은 별은 “10년을 같이 살았지만 ‘이렇게 가수 별을 좋아하는구나’를 이번에 새삼 알았다. 하루는 술을 얼큰하게 먹고 들어와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제 노래를 듣고 있더라. 제가 무대에 있을 때가 가장 멋있다고 말해준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는게 별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별은 “애 셋을 낳고 키우면서 정규 음반을 낸다는 건 기적”이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번 정규앨범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충이 있었을지 짐작게 했다.

별은 “새벽 2시에 녹음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서도 세 아이들 등원 준비를 위해 책가방과 옷을 챙겼다. 잠이 부족하다 보니 정규앨범을 준비하며 하루는 녹음하다 쓰러지기도 했다. 그렇게 안하면 할 수 없는 일이더라”라며 “‘엄마’는 그만둘 수가 없지 않나. 그래서 음악을 잠시 그만뒀던 건데 둘 다 하려니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별은 올해 더 많은 활동을 예고했다. 별은 “곡 수집 많이 되어 있다. 미리 기대하셔도 좋을 거 같다. 연말까지는 준비되어 있는 곡들이 많다”며 “저를 알던 사람들은 ‘녹슬지 않았구나’라는 말을, 저를 모르는 분들은 이 앨범을 듣고 제 2002년 옛날 앨범을 찾아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이 앨범으로 저에게 입덕시키고 싶다. 나이를 보고 깜짝 놀랄 수 있다”며 웃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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