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18명 사망’ 페루 시위 격화···일부 지역 야간 통금령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남동부 훌리아카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시위대가 하루에만 18명 사망한 이후 페루 반정부 시위가 더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페루 정부는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한편 국가 애도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나섰다고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페루 반정부 시위대 중 경찰과의 충돌로 인해 숨진 시민의 수는 10일 기준 40명으로 늘었다. 이날 하루에만 18명이 추가되며 사태가 악화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시위대가 남동부 푸노의 훌리아카 공항에 진입하려고 하면서 발생했다. 페루 검찰은 훌리아카 공항 인근서 숨진 시위대의 부검을 진행했는데, 일부 사망자의 신체에서 뚜렷한 총상 흔적이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엔 10대 청소년도 있다. 검찰은 “명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부상자 또한 50여명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날 “당국이 신속하고 공정하며 효과적인 조사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볼리비아와 접경하는 푸노 지역은 아이마라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다. 최근엔 중앙정부에서의 독립 등 급진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정부는 이날부터 사흘간 푸노에 야간 통행금지령(오후 8시~다음날 오전 4시)을 내렸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는 내각 신임투표를 요청하기 위한 의회 연설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표한 뒤 “사망자 추모를 위해 내일(11일) 국가 애도 행사를 열 예정”이라며 민심 달래기 나섰다. 그러나 아레키파, 모케과, 아푸리막, 아야쿠초, 쿠스코 등지에서는 이날도 도심 곳곳에서 도로 봉쇄 등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페루에서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표결을 앞두고 의회를 해산하는 등 반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