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고과 1위' 반전 드라마, 거포 2루수 탄생하나…"20홈런 꼭 한번"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제 정신 차리고 더 야구만 해야죠. 홈런 20개를 한번 꼭 쳐보고 싶어요."
두산 베어스 2루수 강승호(29)는 지난해 비FA 야수 가운데 고과 1위를 차지했다. 134경기에서 타율 0.264(444타수 117안타), 10홈런, 62타점, OPS 0.70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데뷔 처음으로 10홈런을 넘기며 두산의 우타 거포 내야수 갈증을 해소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강승호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SSG 랜더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최주환(35)의 보상선수로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유망주였으나 LG와 SK 와이번스(현 SSG)에서는 꽃을 피우지 못했다. SK 시절인 2019년 4월 음주운전한 여파로 9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스스로 커리어를 깎아 먹기도 했다.
두산에서 다시 선수 생활의 기회를 얻은 강승호는 절치부심했다. 2021년 5월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오재원(38, 은퇴)을 밀어내고 113경기에 나서며 주전 2루수로 입지를 다져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본격적으로 주전 2루수로 처음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 74경기는 타율 0.235, 3홈런, 37타점에 그쳤는데, 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0.301, 7홈런, 25타점을 몰아쳤다. 덕분에 두산 이적 2년 만에 비FA 야수 연봉 고과 1위에 오르는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다. 지난해 연봉은 1억15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70%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강승호는 10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세세한 기록보다는 그냥 보인 기록 몇 개를 찾아보니 보통 여름에 많이 떨어졌더라. 여름에는 떨어지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페이스가 올라오는 것 같다. 후반기 때 좋아진 것도 체력 문제 때문인 것 같다. 날씨 선선해지고 자연스럽게 체력이 회복되면서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 같다"며 "내 생각보다 연봉을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이승엽 두산 감독과 처음 마무리캠프를 하면서 지난 시즌 후반기의 감을 이어 가고자 노력했다. 이 감독은 그런 강승호에게 "새 시즌에는 홈런 15개에서 20개는 쳐달라"고 당부했다.
강승호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목표치를 정해 주셔서 기분 좋았다. 감독님께서 말씀을 안 하셨어도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기록이기도 했다. 홈런을 많이 쳐보고 싶어서 감독님과 새로 오신 타격 코치님들께서 지도해 주신 방법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는데, 나한테 잘 맞았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은 것은 기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두 자릿수라도 10개면 적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15개 정도는 쳐야 기분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이번 FA 시장에서 포수 양의지(36)를 영입하면서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 감독은 일단 양의지, 김재환, 양석환, 호세 로하스로 중심 타선을 꾸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승호가 본인과 이 감독의 바람대로 20홈런 2루수로 활약해주면 타선에 훨씬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고토 고지 두산 타격코치는 마무리캠프 동안 강승호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강승호는 "고토 코치님은 선수의 장점만 이야기해주시는 분이다. 나는 스윙이 좋은 타자라고 말씀해주셨다. 선수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시는 분 같다. 2021년이나 지난해는 안 될 때 쫓기는 마음으로 했다. 고토 코치님이랑 하면 심리적으로 쫓기거나 불안한 마음이 줄어들 것 같다"며 새해에는 부담감에 쫓기지 않고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강승호는 현재 유력한 주전 2루수 후보지만, 이 감독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모두 백지인 상태로 경쟁을 붙일 예정이다. 일단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20홈런 도전도 가능하다.
강승호는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에 어리고 좋은 내야수 후배들이 많다.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난해 모든 경기를 다 나가고 싶다고 했는데 못 이뤘다. 새해 소망은 부상 없이 144경기에 다 나가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