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끝의 심장 外[신간]

2023. 1. 1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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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사이코패스?

<칼끝의 심장> 스티븐 웨스터비 지음·서정아 옮김·지식서가 1만9000원



칼로 베고 톱으로 써는 사이코패스가 사람을 살린다. 이곳은 병원이다. 삶과 죽음의 최일선에 서 있는 외과의사들은 어떤 점을 타고나야 할까. 35년간 1만1000여건의 심장 수술을 수행한 세계적 외과의인 저자는 좌뇌와 우뇌가 고루 발달한 양손잡이였다. 3차원 시각화 능력을 타고나 손재주가 뛰어났다. 병원 팀에 소속돼 럭비를 하다 뇌의 전전두엽이 손상되는 사고를 겪은 뒤로는 소심한 성격이 사라지고 대담해졌다. 냉혹한 경쟁을 즐기지만 공감 능력은 잃지 않는 ‘가성 사이코패스’ 증후군이 생긴 덕분이다. 저자는 유럽과 미국의 심장 수술 사망률이 25%이던 시절, 영국 옥스퍼드 대학병원의 심장 수술 사망률을 6%대로 낮췄다. 딸의 생일인데도 퇴근하지 못하고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과 씨름하며 보낸 긴 하루 등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와 심장 수술 발전의 역사가 흥미롭다.

▲성聖스러운 동물성애자
하마노 지히로 지음·최재혁 옮김·연립서가·2만원



성스럽다는 말이 반어법이 아니었다. 책에 등장하는 동물성애자 다수는 한 마리의 개나 말과 동반자로 생활한다. 동물을 인간과 대등한 존재로 생각한다. 동물을 성적 도구로 삼는 ‘수간’을 혐오한다. 파트너가 원할 때만 관계를 갖거나 아예 성관계가 없다. 독일 유일 동물성애 옹호단체 ‘제타’ 회원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60%는 “태어나면서부터 동물성애자”였다고 답했다. 서문에서 10년간 성폭력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은 저자는 ‘사랑과 섹스란 무엇인가’의 답을 찾기 위해 이 연구에 뛰어들었다.

▲독설공감
최민 지음·민중의소리·2만8000원



한 컷에 담긴 반전과 해학과 촌철살인. 시사만화가 최민 화백이 2008년부터 ‘민중의소리’에 연재 중인 만평을 엮었다. 불평등, 소외, 반민주, 부정부패 등 한국사회의 변치 않는 ‘불편한 진실’을 묵직하게 그려냈다.

▲나는 남자들이 두렵다
비벡 슈라야 지음·현아율 옮김 오월의봄·1만3000원



인도 이민자 2세인 캐나다의 트랜스여성 예술가가 자신의 여성성을 혐오하던 남자들에 대해 고백한다. 여성적이라 공격받았던 그가 이젠 남성적이라는 이유로 여성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젠더 이분법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함세웅의 붓으로 쓰는 역사기도
함세웅 지음·라의눈·3만5000원



“신부님, 글씨는 목숨 걸고 쓰는 겁니다.” 스승의 말에 온 힘을 다해 글씨를 쓰며 함세웅 신부는 순교적 결단을 떠올렸다. “울부짖음이 느껴진다”는 붓글씨와 함께 해방 이후 민주화·노동·통일 운동의 역사가 오롯이 담겼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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