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1위' 나경원 사의 표명…출렁이는 與 전대 구도

한상희 기자 2023. 1. 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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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은 뒤 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나서면 친윤(親尹) 후보인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과 함께 최소 3파전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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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추는 나경원…2~3일 후보 등록 전 결단할 듯
전대 출마시 김기현과 양강구도? 안철수 입지 강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2022.12.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은 뒤 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나서면 친윤(親尹) 후보인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과 함께 최소 3파전이 불가피하다. 친윤 대 비윤 간의 단일 구도가 깨지게 된다.

게다가 나 부위원장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전대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나 부위원장의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당권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부위원장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했다. 나 부위원장은 전날(10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저출산 대책 발표 이후 대통령실과의 갈등 구도가 형성되자 코너에 몰린 나 부위원장이 한껏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나 부위원장은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아직 고심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나 부위원장의 출마 혹은 불출마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본다. 부위원장직 사퇴로 나 부위원장이 배수의 진을 치고 출마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예상과 함께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이기에 출마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출마 여부에 대해 "대한민국과 국민의힘, 대통령께 어떤 결정이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의 결단에 따라 전대 구도가 결정된다. 나 부위원장이 전격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당심 1위 나 부위원장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앞세운 김기현 의원의 접전이 불가피하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 부위원장이 최대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어떻게 당원들과 국민에게 다가서고 민심을 얻어내느냐 하는 것이 달려 있어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중도·수도권 표심이 안철수 의원으로 향하면서 안 의원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중도 유승민 지지층이 안철수 의원으로 이동,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오히려 친윤도 반윤도 아닌 안 의원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 부위원장의 결심이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 친윤계에선 나 부위원장을 향해 '나경원-이준석 연대' '나경원-유승민 연대'를 거론하며 '반윤의 길'을 걸을 것이냐고 경고한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하면 당장 비윤 혹은 반윤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나 부위원장이 유 전 의원과 표를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 친윤계 표가 분산하면서 유 전 의원으로 일부 표가 갈 수 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 비윤 후보 타이틀은 오롯이 유 전 의원의 몫이 된다. 유 전 의원이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것도 당권 도전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표 후보 등록은 다음 달 2~3일로 잡혔다. 이 때문에 나 부위원장도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본 뒤 설 연휴(21~24일) 즈음 결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를 결정할 변수도 남아있어 불출마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의 사의를 반려하거나 보류할 경우 이는 사실상 전대에 나가지 말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정치권에선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갈등을 진화한 뒤 정부직을 맡으며 로키(low key) 행보를 이어가다가 내년 총선 출마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 2023.1.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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