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방학을 보내는 방법

황성필 대전학원강사연합회 회장

이번달 초부터 각 학교의 방학이 시작됐다. 긴 겨울방학 동안 신나게 놀고 늦잠을 실컷 잘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고, 방학 동안 꼼꼼한 공부스케줄을 짜놓고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겨울방학 동안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의심스럽겠지만 꽤 많은 학생이 겨울방학을 성적의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공부를 많이 해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 공부를 많이 하려면 매일매일 꾸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완벽한 습관을 만들려면 방학만큼 좋은 시간은 없을 것이다.

공부라고 하는 것은 상위권 실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한 달만 책에서 멀어지면 중위권으로 떨어지고 다시 한 달이면 하위권으로 추락한다. 중학생 때 사춘기가 심하게 온 학생의 경우 공부를 1년 가까이 쉬면서 학습 능력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상황을 겪어본 학부모님들이 많을 것이다.

머리가 좋아서 학습 능력이 뛰어난 경우도 중등 과정까지의 학습에는 큰 영향이 있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우수한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고등 과정으로 넘어가면 좋은 머리만으로는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많은 상위권 학생들이 중학교 3학년까지 스스로 천재임을 자처할 정도로 능력을 뽐내지만, 고등학교 1학년 첫 시험을 본 뒤로 환상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이 평범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망가진 학습 습관을 다시 잡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므로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방학 동안 공부하는 습관을 몸에 길들여야 하겠다.

방학 동안의 공부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면 이제 혼자 스스로 해야 할지 학원의 도움을 받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일반 독서실 형태의 스터디카페에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경우는 학부모의 철저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실패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관리형 스터디카페를 추천하고 산만한 학생이라면 되도록 학원 수업을 추천한다. 이미 방학 한 달 전부터 윈터스쿨이나 방학 특강 스케줄을 학원마다 파악하고 우리 아이에 알맞은 프로그램을 짜서 계획을 세워놓는 분도 계시지만 방학이 다가온 상태에 허둥지둥 학원의 안내대로 움직이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모두 다른 학원에서 특강을 하는 경우 시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학생의 휴식 시간이나 식사 시간도 생각해봐야 하고 이동시간까지 고려하려면 나름 학원 고수인 어머니들이라 하더라도 어려운 문제다.

요즘같이 학습관리가 강조되는 시기에는 학습관리 시간까지 맞춰야 하므로 한두 과목은 개인과외 학습으로 변경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학원 시간표에 맞춰 계획표를 완성하기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학부모가 아이에게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없는 경우는 하나의 학원을 골라서 그 학원의 모든 프로그램을 따라 스케줄을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이동시간 소모가 크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학원의 관리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 수업 과목에 따라 시간 배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여러 개의 학원을 선택하기보다 한두 개 학원에서 집중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학생의 방학 동안의 습관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좋은 머리는 학습하는 데 유리한 것은 맞지만 노력하지 않고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방학 동안 공부하는 습관만 만들어도 알찬 방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