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기억에 남는 작품

윤진영 대전연극협회 회장 2023. 1. 11.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2년도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가 되면 결심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올해는 정말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보자'라는 것이다.

자신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면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만들어 낸 그야말로 역작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작품이 없다는 것은 바쁘다는 핑계로 그저 기계적으로 작품을 찍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이 마지막이듯,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정말로 자신들의 기억에 남는 명작들을 만들어 내자.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진영 대전연극협회 회장

2022년도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가 되면 결심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올해는 정말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보자'라는 것이다.

그 해가 다 지날 때쯤 돌이켜보면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녔으면서도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품이 없다는 사실에 올 한 해도 별 볼일 없었구나 라는 소회와 함께 또 한 번 씁쓸해진다.

얼마 전에도 누군가에게 '2022년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무엇인지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정작 나의 답은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네요'라고 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무대예술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필자 자신은 이 작품에 나의 모든 것을 다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선뜻 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면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만들어 낸 그야말로 역작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작품이 없다는 것은 바쁘다는 핑계로 그저 기계적으로 작품을 찍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뮤지컬인 'Miss Saigon' 메이킹 필름 마지막 부분을 보면 작품에 출연했던 출연자들이 커튼콜의 막이 내린 후 무대에서 환호를 지르며 정말로 좋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필자는 '그래, 작품을 하면서 끝나고 나면 저렇게 좋아할 수 있는 기억에 남는 멋진 작품들을 많이 남겨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새해가 될 때마다 이걸 되새기곤 한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접할 때마다 항상 아쉬운 단상에 빠져들곤 한다.

그동안 작업을 해오면서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만든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 작품들이 과연 몇 작품이나 될까 생각해 본다. 그럼 그 많은 작품을 해왔는데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도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에 또 한 번 좌절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는 나 자신에게 또 다시 이런 목표를 세울 것이며 다른 연극인들에게도 이런 목표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싶다. 나 자신도 실천하지 못하면서 남들에게 주문하기는 미안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는 연극인들이 많아진다면 관객들도 틀림없이 공연장을 많이 찾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또 한 번 다짐해 본다. 기계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연극인이 되지는 말자고. 이 작품이 마지막이듯,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정말로 자신들의 기억에 남는 명작들을 만들어 내자. 이 작품이 나의 대표작이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