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처럼'…디펜딩 챔피언과 '라스트 댄스' 추는 베트남의 '신'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라스트 댄스'를 추고 있다. 그는 베트남 축구를 몇 단계 성장시킨 영웅이자, 베트남 축구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2018 스즈키컵 우승·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4강·2019 SEA 게임 우승까지·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 등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제 그에게 단 두 경기만이 남아있다. 바로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한 박 감독이다. 인도네시아를 4강에서 꺾고 올라온 베트남. 그 앞에 결승 1차전과 2차전 두 경기가 남았다.
결승 상대도 결정됐다. 태국이다. 태국은 10일 열린 AFF컵 4강 2차전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태국은 1, 2차전 합계 3-1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우승컵을 놓고 격돌을 펼칠 예정이다.
박 감독이 라스트 댄스를 추기에 아주 드라마틱한 상대다. 베트남과 태국은 동남아 축구의 최대 라이벌이다. 게다가 태국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6회 우승으로 이번 대회 최다 우승팀이기도 하다. 박 감독이 마지막 경기에서 최강의 상대를 만난 것이다.
여유롭게 라스트 댄스를 즐길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마지막까지 최대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떠나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박 감독이 최강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더욱 극적이고, 아름다운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도 베트남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이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머쥔다면 박 감독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정한 베트남의 'GOAT(Greatest of all time)' 지도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메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꺾고 라스트 댄스를 즐겼던 것처럼, 우승 후 'GOAT'으로 등극했던 것처럼. 많은 베트남 축구 팬들이 우승과 함께 하는 박 감독의 라스트 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 축구의 신의 마지막 모습은 그렇게 돼야만 한다.
박 감독은 차분히 상황을 즐기고 있다. 결승에 진출 한 후 박 감독은 "나는 아직 평범한 감독이다. 함께 일한 코치, 선수 등 축구계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함께 뛰도록 노력하겠다. 베트남의 우승 정신으로 베트남 축구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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