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바꾸는, 우리가 만드는 예술"…연극 '광부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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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 동안 저는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 제도 속에 가두고 단단히 잠가놓았던 이들의 창의력을, 열쇠를 찾아들고 열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애싱턴그룹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탄광촌에서 결성된 광부들의 미술 동인 '애싱턴그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광부화가들'이 이달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광부들이 라이언, 후원가이자 미술 수집가 헬렌(문소리·송선미 분) 등과 주고받는 치열하고 치밀한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절로 예술의 의미와 가치 등을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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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영국 탄광촌 '애싱턴그룹' 실화 바탕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분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 동안 저는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 제도 속에 가두고 단단히 잠가놓았던 이들의 창의력을, 열쇠를 찾아들고 열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애싱턴그룹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탄광촌에서 결성된 광부들의 미술 동인 '애싱턴그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광부화가들'이 이달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각본을 쓴 영국의 저명한 극작가 리 홀의 작품이다. 국내에선 이상우의 번역과 연출을 거쳐 2010년 초연, 2013년 재연했다.
배경은 1930년대 영국 북동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 평생을 좁고 캄캄한 갱도에서 버텨온 올리버(강신일·박원상 분)와 조지(정석용·송재룡 분), 지미(오용·윤상화 분), 해리(김중기·오대석 분) 등 4명의 주인공이 미술 감상 수업을 통해 화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우드혼 탄광 교육반이 주최한 수업에 초빙된 강사 라이언(이대연·민성욱 분)이 등장하며 극은 흘러간다. 라이언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화상',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정화', 라파엘로의 '갈라테이아의 승리' 등 르네상스 시대 명화를 보여주며 미술사를 가르치려 한다.
하지만 광부들은 대번에 고개를 젓는다. 정규 교육은 물론 미술관에 가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 '아담과 이브의 창조', '최후의 심판' 같은 그림은 딴 세상 얘기일 뿐이었다. 해외원정군으로 참전했던 해리 말고는 동네 밖으로 나간 경험조차 없었다. 갱이 곧 이들의 인생이었다. 그랬기에 '그림의 의미'에 대해 알고 싶었다. 광부들은 목청을 높인다. 그저 그림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이해하고자 수업을 열었다고.
그런데 라이언은 그림 속엔 의미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둥 광부들의 속을 긁는 소리만 해댄다. 그렇게 쉴 새 없는 '의미 타령'이 오가는 와중에 라이언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그림을 직접 그려보자'는 것이다. 광부들은 황당해하면서도 솔깃해한다. 광부들은 매주 화요일 라이언과 함께하며 캔버스에 그들의 삶과 생각을 차츰 그림으로 담기 시작한다.
그렇게 광부들은 화가의 길에 한발씩 접어들며 '예술'에 대해 눈을 떠 간다. 광부들이 라이언, 후원가이자 미술 수집가 헬렌(문소리·송선미 분) 등과 주고받는 치열하고 치밀한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절로 예술의 의미와 가치 등을 곱씹게 된다.
작품 곳곳엔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할 명대사가 가득하다.
"예술은 세상을 알기 위한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한 겁니다."
"예술 행위를 한다는 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겁니다."
"예술은 이제까지 없던 걸 만들어내는 거야."
극 중 배우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여러 그림들이 공연 내내 대형 스크린에도 펼쳐져 극에 동참하는 느낌도 든다. 명품 배우들의 연기는 공연 몰입도를 높인다.
초·재연 이어 작품을 이끈 이상우 연출은 "'예술은 우리의 머릿속과 가슴속을 밝히는 빛이 아닌가'라는 매우 평범한 생각을 쉽게 공연 속에 섞어보려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작품 막바지 올리버와 조지, 지미, 해리가 외치는 대사는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열망하라!
우리는 예술가다!
우리를 바꾸는 예술!
우리가 만드는 예술!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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