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1호 사태, 할 말 더 있겠지만 모두 자성하자[김세훈의 스포츠IN]
어떤 일이 발생하든지 원인은 여러 가지다. 딱 한 가지 원인으로만 발생하는 일은 없다. 부부싸움, 동료 간 다툼, 정쟁뿐만 아니라 난민 탈출, 인신매매, 마약 시장, 환경오염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서로 얽히고 설킨 결과물이다. 성공적인 협업, 합의 및 성과 도출, 정책 개선 등 긍정적인 일도 이해관계가 엮이기는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게 서로 연결되면서 만들어지고 그렇게 서로 연관되면서 파괴된다.
축구대표팀 ‘2701호 사태’가 일단락한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0일 이와 관련한 협회 입장을 길게 설명했다. 사태가 공개된 지 한 달 만이다. 협회는 월드컵 전후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고 균형 있게 적었다. 그간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보도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3월을 시작으로 계속 소집된다. 2701호 사태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어야만 추후 비슷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협회, 국가대표선수들, 안덕수 트레이너는 여전히 할 말이 많을지도 모른다. 협회 설명에 수긍하는 부분도,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추가적인 논란이 생길 수도 있거나, 협회가 밝히기 힘든 의무팀과 선수 몇몇 선수 간 개인적 갈등, 안 트레이너가 거둔 수입 등 예민한 내용들은 입장문에 없다. 어쨌든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 협회는 개인 트레이너와 원만한 협업을 이뤄내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조율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은 선을 넘었다. 선수가 절대권력을 가진 존재라고 해도 다른 구성원이 가진 고유하고 전문적인 업무영역을 침범하는 건 곤란하다. 구성원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자괴감까지 느끼게 한 경우가 있었다면 화해와 사과도 필요하다. 안 트레이너도 적합한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것, 의료진 판단을 소홀하게 대했다는 의혹 등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세상 모든 일은 사회 구조와 규율, 규칙 속에서 움직인다. 혼자 격리돼 살 게 아니라면 누구나 따라야 하는 게 사회적 규범이다.
2701호 사태를 곰곰이 곱씹고 대책을 미리 마련하는 게 과제가 됐다. 협회가 의무팀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인 트레이너와 협업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협회 안에서든, 협회 밖에서든 선수들과 일하고 싶은 트레이너들은 일정한 자격증, 실무 경험 등을 구비해야 한다. 선수들도 달라져야 한다. 해외파가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고 국민적인 절대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영역을 침범해도 되는 건 아니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선수는 인격적으로도 훌륭하다”는 손웅정씨 말을 모든 선수들이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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