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금연국도 '전담' 대체재로 인정…"한국도 인식 전환 필요"

정병묵 2023. 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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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업계가 정부에 인식 전환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액상형·궐련형 등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 대비 위해 저감효과가 현저하다는 근거가 해외에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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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총연합회, 최근 뉴질랜드 금연법 시행 관련 주목
뉴질랜드, 만14세 이하 향후 연초담배 구매 영구 금지
판매금지 목록서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는 빠져
"전자담배 위해성 저감 효과 인정 후 효율적 금연정책 필요"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담배업계가 정부에 인식 전환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액상형·궐련형 등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 대비 위해 저감효과가 현저하다는 근거가 해외에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작년 말 국내 담배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한 상황에서 업계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치는 국가들도 비연소 전자담배 제품은 허용하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 11월 출시된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에이블’(사진=연합뉴스)
11일 전자담배 업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회는 지난해 12월 ‘초강력 금연 법안’을 통과시켰다. 새해부터 만 14세 미만(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의 모든 국민이 자국 내에서 영구적으로 연초 담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한 것. 즉 15세 이상은 성인이 돼도 연초 담배를 살 수 있지만 14세 미만은 성인이 되더라도 연초담배를 구입하지 못한다.

나이에 따라 향후 담배 구매 가능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뉴질랜드 국내에서도 담배 ‘음성거래’를 우려해 반대 여론도 크다. 그러나 특정 연령부터는 성인이 돼도 아예 연초 담배를 못 사게 하는 효용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다만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구매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기업들의 연합인 전자담배협회총연합회 관계자는 “뉴질랜드의 강경 금연 정책에서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은 제외됐다는 사실은 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일시에 니코틴 제품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 아래 전자담배를 덜 유해한 대안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담배연기 없는 2025’ 플랜에 따라 2025년까지 성인 흡연율을 5%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성인 흡연율(2020년 기준)이 16.0%인데 반해 지난해 11월 기준 뉴질랜드의 평균 흡연율은 8.0%. 2년 후까지 3%포인트 이상 흡연율을 더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전자담배는 태우지 않기 때문에 연초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연구 결과는 해외에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담배 자체에 대한 혐오 여론 때문에 전자담배의 위해성 저감 효과를 묵인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자담배의 유해성 경감 효과에 따라 대안으로 인정하는 한편 차등적인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뉴질랜드의 사례를 통해 비연소 제품은 일반 담배와 다르며 불에 태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잠재적으로 덜 유해한 제품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며 “흡연을 지속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에게 덜 해로운 대체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공중 보건에 대한 상식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많은 전문가와 보건당국에 의해 전자담배가 점점 더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와 관계자들의 관심 및 정책 반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비연소 제품의 보급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담배 중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은 도입 초기인 2017년 2.2%에서 작년 상반기 14.5%까지 급등했다. 국내 시장은 2017년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출시 후 ‘아이코스 천하’였으나 KT&G ‘릴’과 BAT로스만스 ‘글로’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각축전을 벌였다. 한국필립모리스와 KT&G(033780)는 작년 말 각각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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