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대출 이자, 기준금리 탓 아니었어?…믿었던 은행의 배신

김상준 기자 2023. 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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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출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이 기준금리 상승이 아니라 개별 은행의 가산금리 상향 때문이라는 정황이 파악됐다.

대출금리 상승 배경이 자연스러운 금리 조정이라기 보다는 은행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한 영향이라는 의미다.

은행채 발행이 재개됐고, 시장금리 추이가 안정화했는데도 대출금리는 계속 오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과정을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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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출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이 기준금리 상승이 아니라 개별 은행의 가산금리 상향 때문이라는 정황이 파악됐다. 금융당국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금리(고정·변동금리)는 평균 5.452%로 전월 대비 0.144%포인트(p) 올랐다. 우대금리로 대표되는 가감조정금리가 전월 대비 0.026%p 늘었지만 조달금리(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상승이 이를 상쇄했다.

특히 가산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5대 은행의 11월 평균 조달금리는 전월 대비 0.016%p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0.154%p 뛰었다. 규모 자체는 작지만 수치로 비교했을 때 증가폭이 9.6배다. 대출금리 상승 배경이 자연스러운 금리 조정이라기 보다는 은행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한 영향이라는 의미다.

조달금리는 금융채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이 준거금리다. 가산금리는 리스크 프리미엄, 목표 이익률 등을 고려해 은행이 자체 책정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채 금리가 11월부터 하향 안정화해서 조달금리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21일(5.467%) 2010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에 올랐다가 이후에는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이달까지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8%를 넘었다. 은행채 발행이 재개됐고, 시장금리 추이가 안정화했는데도 대출금리는 계속 오른 것이다. 은행권은 올해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리스크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과정을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적금 금리는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가계 예대금리차(가계 대상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계속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5대 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은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7%를 넘겼다. 반면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4%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연이 지난해 8월 공시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 축소됐다. 국내 17개 은행의 매달 신규 취급한 예·적금 등 저축성수신과 가계대출 금리 차이 평균은 △8월 2.25%p △9월 2.32%p △10월 1.8%p △11월 1.88% 등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자체는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개입을 선언했고, 시장금리 안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오르지 않았고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도 안정적이라 당분간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적다"며 "정부 정책에 맞춰 우대금리 확대 등 차주 지원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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