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판을 완전히 무시한 흥국생명, 김대경 대행체제로 끝나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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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감독 경질과 수석코치의 사임, 여기에 새롭게 선임한 감독까지 지휘봉을 포기했다.
흥국생명은 급하게 6일 '소방수'로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이자 전 흥국생명 수석코치를 사령탑으로 선임했으나 이 또한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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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뒤늦게 "운영 개입, 다시는 없어" 사과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과 수석코치의 사임, 여기에 새롭게 선임한 감독까지 지휘봉을 포기했다. 내홍을 겪고 있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과연 무탈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우려하고 있다.
돌아온 슈퍼스타 김연경을 앞세워 순항하던 흥국생명은 2023년 새해가 밟은 뒤 갑작스럽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전반기를 14승4패로(2위)였던 견인했던 권순찬 감독을 "구단이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석연찮은 이유와 함께 경질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해할 수 없었던 결정이었다.
갑작스러운 구단의 결정에 선수단은 크게 흔들렸다. 5일 GS칼텍스전(3-2 승)을 마친 뒤 감독대행을 맡았던 이영수 수석코치마저 팀을 떠났다.
신임 신용준 흥국생명 단장은 "선수 기용에 대한 개입이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선수들의 의견은 달랐다. 베테랑 김연경과 김해란은 "선수기용에 대한 개입이 있엇다. 선두들도 알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마음 상한 선수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급하게 6일 '소방수'로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이자 전 흥국생명 수석코치를 사령탑으로 선임했으나 이 또한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구단 수뇌부가 내세운 김기중 감독에 대한 선수단 내 반발이 컸고, 결국 상견례도 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벤치를 지켜야하기에, 김대경 코치가 2번째 감독대행으로 8일 IBK기업은행전(3-1 승)을 이끄는 촌극도 벌어졌다.
구단의 무리한 계획은 결국 틀어졌다.
김기중 감독은 10일 흥국생명을 통해 고사의 뜻을 밝혔다. 구단은 "김기중 감독이 심사숙고 끝에 감독직을 고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구단은 김기중 감독의 뜻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당분간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구단은 사과문까지 곧바로 발표했다. 흥국생명은 "최근의 사태는 배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경기 운영 개입이라는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된 결과로 결코 용납될 수도 없고, 되풀이돼서도 안 될 일임이 분명하다"며 "앞으로 경기 운영에 대한 구단의 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경 감독대행이 당분간 팀을 이끌겠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구단은 10일 보도자료에서 '당분간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겠다고 밝힌 것. 앞으로 다른 사령탑이 부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일단 구단 관계자는 "현재는 새로운 감독을 물색할 여유가 없다"고 했으나 또 다른 감독의 등장과 함께 다시 어수선해질 여지가 있다. 선수단은 누가 오더라도 신뢰를 잃은 구단 수뇌부가 선임하는 사령탑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배구 지도자는 "흥국생명 사태는 배구인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뒤 "잘하고 있는 팀을 스스로 흔들어서 망가뜨리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다른 관계자도 "아마추어보다 못한 흥국생명의 행정 처리를 지켜보면 한숨이 나온다. 배구계 전체가 이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현재 16승4패(승점 47)인 2위 흥국생명은 1위 현대건설(승점 51)과 1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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