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41명 “통일은 축복”… 토론 거치자 67명으로 늘어
통일과나눔재단(이사장 이영선)과 조선일보,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2030 청년 대토론회’에 참석한 20·30대 100명은 토론회 직전 ‘통일이 우리에게 축복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41명이 “축복이다”라고 대답한 반면 59명은 “축복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3시간 가까운 토론회가 끝난 뒤 다시 물으니 67명이 “축복이다”, 33명이 “축복이 아니다”라고 했다. 토론을 통해 통일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젊은 세대의 대북 인식이 최근 몇 년 새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20·30대는 북한이 지난해 60차례 가까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남(對南) 핵 사용’까지 운운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고 있는 것에 비판적 의식을 드러냈다. 30대 박현우씨는 “MZ세대는 ‘평양 금수저’ 김정은을 로켓맨이라 부른다”며 “북한은 민족보다 ‘불량 집단’이라는 표현이 더 친숙하다”고 했다. 30대 고재량씨는 “담대한 지원이 매번 담대한 도발로 이어지는 북한은 영악한 촉법소년 같다”며 “태도 변화가 없으면 강경하게 가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 체제의 지속성을 놓고는 30대 전수현씨가 “변화의 물결이 와서 체제가 변하는 순간이 언제든 닥쳐올 수 있다”고 했고, 20대 박준규씨는 “(외부 정보 등) 소프트 파워 유입이 체제에 변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실제로 북한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은 통일과나눔재단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30세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 조사에서 2030들은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같은 민족’(25.2%)보다 ‘적’(34.7%)이라는 응답을 많이 했다. 또 5년 전과 비교해 북한의 이미지가 ‘나빠졌다(47.2%)’는 응답이 ‘좋아졌다’(10.4%)의 5배에 가까웠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북 경제 지원에 대해선 79.7%가 ‘북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곤란하다’고 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20.3%에 불과했다.
다만 토론회에서는 “2500만 북한 주민을 김정은 정권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20대 이남호씨는 “북한 친구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탈북민 멘토링을 한 뒤에는 ‘우리와 같은 민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30대 김지수씨는 “통일이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비용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기회로 보면 다가올 수 있다. 우리의 블루오션은 통일”이라고 했다. ‘1인당 연 200만원의 통일 비용을 부담할 수 있냐’는 질문에도 “통일하지 않았을 때 드는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문예찬·20대)는 대답이 나왔다. 20대 이예진씨는 “환경 등 통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아지지만 비용이 2030에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국가 차원의 보조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통일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남북 통일에 대한 관심’ 정도를 묻는 질문에 20·30대의 62.6%가 “별로 관심이 없거나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대체로 관심이 있는 편이다’라고 한 응답은 30.5%였고 ‘매우 관심이 있다’고 한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과반인 56.4%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통일이 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답한 반면 ‘큰 부담만 안 되면 통일이 되는 것이 좋다’(35%),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8.6%)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토론회와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청년통일대토론회 유튜브 동영상 (https://youtu.be/AFJ69it6_cU)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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