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자치 30년, 기초단체장 흑역사 끊어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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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김부영 경남 창녕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작년 6월 지방선거 직전 경쟁 후보의 지지세를 분산시키기 위해 상대 정당에 자기쪽 사람을 심어 출마하게 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일명 선거인 매수를 시도했다는 게 검찰이 밝힌 혐의 내용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비록 1심에서 무죄를 받기는 했지만 2심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하윤수 교육감은 허위 학력을 기재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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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김부영 경남 창녕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작년 6월 지방선거 직전 경쟁 후보의 지지세를 분산시키기 위해 상대 정당에 자기쪽 사람을 심어 출마하게 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일명 선거인 매수를 시도했다는 게 검찰이 밝힌 혐의 내용이다. 김 군수의 죽음으로 죄의 최종 유무는 가릴 수 없게 됐지만 지역 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김 군수를 포함해 지금까지 창녕군수직을 수행한 6명 가운데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사람은 3명 뿐이다. 나머지 3명 중 2명도 퇴임 전후 수사를 받거나 지금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군수 잔혹사’라 할 만하다.
문제는 선거법 위반이나 각종 비리 범죄로 중도 낙마하는 민선 단체장 사례가 일부 지자체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경남에선 지난해 출범한 민선 8기 18개 시군 단체장 가운데 9명이 수사를 받았고 이중 3명이 기소됐다. 창녕군수 외에도 홍남표 창원시장이 경선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는 중이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1심에서 당선 무효보다는 낮은 벌금형을 선고받기는 했으나 한동안 지역 사회가 어수선했다. 민선 7명 중 4명이 구속된 전력의 함양군, 8명 중 4명이 구속 또는 기소된 의령군은 군수의 무덤이라 불린다. 두 지역 군수는 이번에도 수사 대상 9명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고 별로 다르지 않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비록 1심에서 무죄를 받기는 했지만 2심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하윤수 교육감은 허위 학력을 기재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어간 상태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오태원 북구청장이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선 민선 7기 때는 부산시장이 성 비위로 도중에 시장직을 내놨고 구청장 2명은 각각 재산 허위 신고와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물러났다.
광역이든 기초든 단체장이 중도 사퇴하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보궐선거까지 몇개월간 시정이나 구정 공백은 불가피하다. 선거 비용도 만만치 않다. 광역은 수백억 원, 기초는 수십억 원이 소요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창녕군은 2006년 5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1년 반 사이에 군수 선거를 세 번이나 치렀다. 이 모든 불편과 부담이 지역민 몫이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지 올해로 30년 가깝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이나 비리는 끊이지 않는다. 창녕 의령 함양처럼 비슷한 상황이 매번 반복되는 곳도 적지 않다. 지역 사회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공천 시스템의 개혁이 우선이다.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지방선거가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다 유권자의 묻지마 투표 성향도 저질 후보 난립을 거든다. 부적절한 단체장 선출의 폐해가 곧장 해당 지역 주민에게 돌아온다는 걸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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