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가 미쳤다… 예측 안돼 더 빠져들어”

박돈규 기자 2023. 1.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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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뛰어넘는 K컬처] [3] 할리우드서 만드는 K드라마
‘피프스시즌’ 조 힙스 사장 인터뷰
할리우드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의 조 힙스 TV 개발 및 제작 부문 사장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이후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한국 작품을 보게 됐는데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 확실히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CJ ENM

CJ ENM은 지난해 약 1조원을 들여 미국 할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을 인수했다. 최근 몇 년간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파친코’ 등이 세계 무대에서 인기를 얻고 수상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전진 기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프스시즌은 장편 영화와 프리미엄 TV 시리즈를 만들고 유통하는 세계적인 콘텐츠 스튜디오. 제작한 영화로는 아카데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로스트 도터’,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앰뷸런스’ 등이 있고 TV 시리즈로는 지난해 에미상 2관왕을 차지한 ‘세브란스: 단절’이 대표적이다. 피프스시즌은 또 ‘킬링 이브’ ‘더 모닝 쇼’ 같은 히트 시리즈들의 글로벌 배급을 맡고 있다.

조 힙스 ‘피프스시즌’ TV 개발 및 제작 부문 사장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한국 창작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잠재력 있는 작품을 찾기 위해 CJ ENM이 보유한 방대한 IP(지식재산)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피프스시즌이 제작·유통한 대표작

–한국 자본의 피프스시즌 인수를 내부에선 어떻게 평가하나.

“피프스시즌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이 CJ ENM의 포트폴리오로 편입됐다. 두 회사의 강점, 자원, 창의성이 결합하면 그 솥단지에서 뭐가 나올지 기대된다. 우리가 만들 프리미엄 콘텐츠와 시장의 확장에 고무돼 있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최근 성공하는 콘텐츠들엔 어떤 특징이 있나.

“‘하우스 오브 카드’는 초창기 넷플릭스 시리즈 중 하나였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틱톡 등 숏폼 콘텐츠가 인기지만 두 시간짜리 드라마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콘텐츠를 보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기본적인 것은 그대로다. 여전히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좋은 이야기꾼을 찾는 것, 최적화된 기술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동혁 감독은 2009년에 ‘오징어게임’은 각본을 썼는데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도 제작도 어려웠다. 빛을 보기까지 12년이 걸렸는데 12일 만에 세계를 정복했다.

“‘오징어게임’은 세계인 모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라서 성공했다. 각 에피소드가 매력적이라 다음 이야기를 보지 않고는 못 배겼다. 특히 게임은 흥미를 끄는 장치로 훌륭했다. 문화적으로 구체적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 명가 '피프스시즌'

–OTT 플랫폼은 상영 시간이나 표현 수위가 자유롭다.

“지리적 제약도 없다. 국경을 넘어 다양한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OTT는 더 많은 ‘몰입형 시청자들’을 만들어낸다. 그 규모는 무한하며 훨씬 더 큰 지식재산이 될 수 있다.”

–재미있게 본 K콘텐츠라면.

“한국 영화나 드라마 중에는 ‘기생충’ ‘오징어게임’ ‘미나리’가 정말 대단했다. 세 작품은 마이너리티(소수계층)를 다루면서 현실을 반영한 가족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HBO가 ‘기생충’을 드라마로 리메이크 중인데, 계급에 대한 대사들이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무척 궁금하다.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은 사회적 메시지를 상업적 이야기에 담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미친 이야기(crazy story)’라 더 흥미로웠다. ‘나의 아저씨‘도 좋았다.”

/연합뉴스

–K콘텐츠 열풍의 이면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나.

“자막과 관객도 한몫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휴대폰으로 외국 콘텐츠를 접하는 데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이 계속 늘어난다. 그들은 자막을 불편해하지 않고 더 실감나게 느낀다.”

–‘언어 장벽’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뜻인가.

“분명한 것은, 소셜미디어로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외국어 자막을 읽는 데 익숙해졌다. 콘텐츠도 ‘현지 언어로 듣고 자막을 읽으면 그 이야기와 등장인물, 문화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언어라는 걸림돌이 없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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