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는 설 선물…와인 한병에 2억1500만원짜리도
고가 선물 매출 1년새 30% 늘기도
‘디저트 와인의 황제’ 샤토 디켐 버티컬 컬렉션(2억6000만원·64병, 현대백화점), ‘와인계 최고 중의 최고’ 도멘 르로아 뮈지니 그랑크뤼 2007년(2억1500만원, 신세계백화점), 프랑스 부르고뉴 로마네 콩티 2017년(6000만원·변동시세, 롯데백화점), 한정판 위스키 플래티넘 쥬빌리 70년(4400만원, 갤러리아백화점).
2023년 설을 앞두고 국내 백화점들이 내놓은 최고급 선물 세트 가격이다. ‘억’ 소리 나는 제품을 누가 살까 싶지만 백화점마다 벌써 구매 문의가 적지 않게 들어왔다고 한다.
초고가 행진을 주도하는 건 주류다. 백화점마다 경쟁하듯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와인, 위스키, 샴페인을 선물세트로 내놓은 상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와인, 위스키 등 주류는 최근 애호가가 크게 늘어 가격이 매우 비싸도 잘 팔리는 상품”이라며 “주로 기업인들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수천만원대는 아니지만 선물 세트 단골 상품도 ‘프리미엄’이란 이름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현대백화점은 국산 참굴비 10마리 세트를 350만원, 최상급 한우 세트를 250만원에 팔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굴비 세트 400만원, 한우 세트 최대 300만원, 트러플(버섯의 일종) 세트를 200만원에 판매 중이다.
초고가 선물 세트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비싸도 잘 팔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번 설을 맞아 내놓은 100만원 이상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차별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제품을 출시하는 것 자체로 마트나 수퍼마켓과 다른 고급 이미지를 만들고, 또 ‘우리가 이 정도 상품을 내놓을 능력이 된다’는 것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억’ 소리 나는 고가 선물 경쟁에 시선은 엇갈린다. “전셋집 한병 마시면 행복하겠느냐” 며 ‘지나친 사치’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각자 형편대로 사는 게 문제가 되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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