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伊총리, 가족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 첫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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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바티칸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멜로니 총리가 해상 봉쇄를 해서라도 불법 이주민 입국을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나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환대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른 멜로니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식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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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바티칸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을 예방하고 약 35분간 독대했다.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멜로니 총리는 그 연장선에서 낙태에 반대하고, 성 소수자에게 반감과 배타성을 드러내 왔다.
그는 2019년 동성 육아 반대 집회 당시 연단에 올라 "나는 여자이고, 엄마이고, 이탈리아인이고, 크리스천"이라고 자신을 정의하기도 했다.
이번 면담은 이주민 문제를 놓고 멜로니 총리와 교황이 다른 입장을 드러낸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멜로니 총리가 해상 봉쇄를 해서라도 불법 이주민 입국을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나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환대를 강조해왔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과 멜로니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주민, 저출산을 주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만남에는 멜로니 총리의 동거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씨, 딸 지네브라가 동행했다.
멜로니 총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천사 도자기 인형 등을 선물했고, 교황으로부터 청동 조각상 등을 답례품으로 받았다.
멜로니 총리는 이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교황청 외교부 장관인 폴 갤러거 대주교와 만난 뒤 총리관저인 로마 키지궁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른 멜로니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식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5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가 끝난 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눴다.
멜로니 총리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달 31일 선종했을 때 그를 "결코 역사에서 잊히지 않을 거인"으로 일컬으며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과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는 그의 말에 공감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멜로니 총리는 2021년 발간된 자서전 '나는 조르자'에서 "교황을 비판한 적은 없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을 항상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썼다.
그는 "언젠가 그와 대화할 수 있는 특권을 얻기를 바란다"며 "그의 확신에 찬 답변과 직접적인 말이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에 의미를 부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멜로니 총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한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 시대의 큰 문제에 대해 교황과 대화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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