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에 멸종, 복원까지는 2300만년

이병철 기자 2023. 1. 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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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수백년만에 멸종시킨 동물만큼 새로운 종이 나타나려면 수천만 년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이스 발렌테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마다가스카르에서 지금까지 멸종한 동물만큼 새로운 종이 진화하려면 300만년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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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포유류 150종 이상 멸종 또는 위기
생태다양성 회복에 최대 2300만년 걸려
마다가스카르 라노마파나 국립공원에 사는 갈색쥐여우원숭이.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으로 지정돼 있다. /Chien C. Lee

인간이 수백년만에 멸종시킨 동물만큼 새로운 종이 나타나려면 수천만 년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이스 발렌테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마다가스카르에서 지금까지 멸종한 동물만큼 새로운 종이 진화하려면 300만년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동물까지 포함하면 생태 다양성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2300만년까지 늘어난다.

아프리카 동부의 섬인 마다가스카르는 다양하고 독특한 동식물이 살고 있어 ‘원시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전 세계 생물 종의 약 75%에 해당하는 15만 종이 이곳에 살고 있다고 추정된다. 이 중 90%는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다.

마다가스카르 생태계는 200년 전부터 인간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크게 위협받고 있다. 무분별한 사냥과 함께 숲과 초원을 농경지로 개간하면서 동·식물의 서식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 만타디아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로랜드줄무늬텐렉. 텐렉은 마다가스카르에만 살고 있는 고유종이지만,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Chien C. Lee

흐로닝언대 연구진은 지금까지 마다가스카르에서 살아온 포유류의 종을 분석했다. 이미 멸종해 화석과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포유류가 30종에 달했다. 현존 포유류 219종을 더해 지금까지 포유류 총 249종이 마다가스카르에 살아온 것이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20종 이상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분류돼 있다.

흐로닝언대 연구진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인간 활동으로 파괴된 생태 다양성이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섬생물지리학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가상실험) 연구를 했다. 섬은 지리적으로 외부와 고립돼 다른 지역에서 동·식물이 유입되지 않고, 기존 동·식물의 진화를 통해서만 새로운 종이 나타난다.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생태계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학문을 섬생물지리학이라고 한다.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 현재 위기종인 포유류까지 모두 멸종한다고 가정하면 2300만년이 지나야 섬 내부 진화를 통해 같은 수의 종이 등장할 수 있었다.

발렌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한번 파괴된 생태계를 복구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가 지금이라도 생태계를 보호한다면 2300만년의 진화의 역사를 보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다가스카르 서쪽에 있는 안드리아마멜로 동굴에서 발견된 벽화. 왼쪽에는 사람, 오른쪽에는 사냥개가 가운데에 있는 거대 여우원숭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거대 여우원숭이는 서식지 파괴로 1000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The Journal of Island and Coastal Archa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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