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서니 ‘스르륵~’ 열리는 문…“냉장식품 더 신선하네”
최근 유통업계가 그동안 개방형으로 운영돼 왔던 냉장식품 진열대(냉장고)에 개폐가 가능한 문을 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편의점, 마트 등의 냉장식품 진열대는 고객이 상품을 잘 볼 수 있고, 편리하게 집어갈 수 있도록 문이 없는 냉장고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에너지 절약의 가치가 이전보다 커진 데다 신선식품 보관 인프라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면서 냉장진열대도 문이 있는 개폐형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롯데마트는 서울 청량리점 등 10개 점포 내 냉장진열대 전체에 문을 설치했다. 올해 안에 62개점에 추가로 냉장진열대 문을 설치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112개 전 점포로 개폐형 냉장고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CU 역시 그린스토어(친환경 매장)와 직영점을 중심으로 개폐가 가능한 냉장진열대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5개 점포에 적용됐다. 이마트24는 우선 명동점 1개 점포에만 시범 적용한 상태다.
기존 개방형 냉장식품 진열대는 냉장고에서 냉기가 계속 새어나가는 만큼 에너지 낭비가 많았다. 또 신선식품이 냉장고에 있어도 실내 온도(20~25도)에 그대로 노출돼 날씨가 더운 여름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때는 적정 냉장온도(0~10도)에서 제대로 냉장 보관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제조·유통되는 냉장보관 식품은 10도 이하의 온도에서 보관될 때 권장 소비기한까지 품질이 유지되는 것으로 본다. 일례로 두부의 경우 보관온도가 15도 정도가 되면 5일 뒤 세균 수가 1억배로 증가한다. 그만큼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개폐형 냉장진열대를 활용하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냉장고 내부 온도를 5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어 진열 기간 중 신선식품의 변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업주는 신선식품 폐기율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한 신선식품을 최상의 품질로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전 지점(112개)의 냉장진열대를 개폐형으로 모두 바꿀 경우 연간 8035t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실제로 개폐형 냉장진열대가 적용된 CU 점포에서는 지난해 평균 식품 폐기 금액이 적용 전 대비 약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개폐형 냉장진열대의 형태는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롯데마트는 한국전력의 고효율 에너지솔루션 전문 자회사인 캡코이에스와 손 잡고 기존 냉장진열대에 바로 설치할 수 있는 유리문을 주문 제작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CU는 냉장집기 전문 제조사와 수동으로 유리문을 여닫도록 만들어진 개폐형 냉장고를 개발해 과일·채소·반찬·식재료 등 진열대로 새롭게 도입했다. 이마트24는 협력사와 함께 센서로 사람을 인식해 자동으로 유리문이 3개 구획으로 나뉘어 접히며 열렸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 반응이 없으면 다시 닫히도록 만든 자동 개폐형 냉장고를 테스트 중이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해 3월부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냉장식품을 진열·판매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개방형 냉장고에 문 설치를 확대하는 내용의 ‘냉장고 문 달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식품 매장 냉장진열대에 문을 달 경우 연간 최대 1780GWh(기가와트시)의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구가 37만명인 서울 마포구 전체의 연간 전력 사용량(1366GWh·2020년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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