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채 전세사기 '건축왕'은 멀쩡...6백 세대는 경매절차 시작
소유주의 대출금과 세금 체납으로 빚어져
6백 가구 경매 진행…2천2백 가구도 경매 불가피
[앵커]
인천에서 '건축왕'으로 불리는 한 개발업자가 수천 채의 주택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전세계약을 체결해 수많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가로챈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지연되고 그나마 핵심 주범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세입자들의 피해와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범들의 수법과 피해현황,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까지 앞으로 연속해서 보도합니다.
오늘 첫 번째 순서로, '건축왕' 개발업자가 부른 피해 상황을 강성옥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시 미추홀 구에 있는 두 동짜리 아파트.
104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103가구에 대해 경매나 공매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 대출금과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이 체납되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한 가구에 8천만 원 정도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를 사는 세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이 떨어진 것입니다.
[안상미 / 전세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 : 제가 문자를 다시 남겼어요, 여기 몇동 몇호고 지금 굉장히 많은 세대에게 이게 날라왔는데 연락을 달라 그랬더니 그 뒤로도 연락이 안오다가 경찰 조사가 들어가니까 문자 한통 왔더라고요 지금 머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건축왕'이라고 불리는 인천의 한 개발업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인천 일대에 무려 2천7백 채의 주택을 지었습니다.
주택을 지으면서 어김없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합니다.
완공된 이후에는 악덕 공인중개사들을 동원해 세입자들을 모집합니다.
주변보다는 약간 저렴하게 전세금을 설정하고 근저당을 걱정하는 세입자들에게는 공인중개사들이 법률상 효력이 없는 이행보증각서까지 써줍니다.
이런 방식으로 2천7백여 채의 전세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대출금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6백여 가구에 대해 경매나 공매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나머지 2천2백여 가구에 대해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하지만 건축왕으로 불리는 실제 소유자의 얼굴도 한번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주택이 이름만 빌려준 '바지사장'의 명의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인지 지난달 말 경찰이 '건축왕'과 공범 등 5명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
영장전담재판부는 범죄 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직업과 가족 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 볼 때 현 단계에서 반드시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례적으로 기각 사유를 길게 설명했습니다.
YTN 강성옥입니다.
[반론보도] 인천 '건축왕 기사 관련 알려드립니다.
본 방송은 지난 1월 10일자 2,700 전세사기 '건축왕'은 멀쩡...6백 세대는 경매절차 시작」 제목의 기사를 비롯한 다수의 기사에서, '건축왕'이라고 불리는 개발업자 남 모씨가 인천 미추홀구 일대 327가구의 전세보증금 266억원을 가로챈 혐의가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개발업자 남 씨 측은 "현재 경매로 넘어간 물건들은 순차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회수하는 등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YTN 강성옥 (kang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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