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뜨거운 감자’ 의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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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학 정원 확대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문재인정부는 2020년 7월 의사 4000명을 10년간 추가 양성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내놨다.
보건복지부가 그제 "의료계와 상시 협의체를 가동해 의대 정원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는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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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는 2020년 7월 의사 4000명을 10년간 추가 양성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전공의가 파업을 벌이는 등 거센 반발에 부닥쳐 무산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화되는 상황이라 정부는 의료계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7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으나 병원에 뇌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다. 지난 연말에는 수도권의 몇몇 대학병원이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의 주말 응급진료를 중단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의사들이 힘들고 어려운 분야를 기피해서다.
보건복지부가 그제 “의료계와 상시 협의체를 가동해 의대 정원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의대에서 매년 1000명은 더 뽑아야 의사 수급이 풀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는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고, 의료 접근성이 이미 높기 때문에 정원 확대가 불필요하다는 논리다. 의사 양성 교육의 질 저하도 반대 이유로 내세운다.
국민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의사 증원이 불가피하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려도 실제 현장에는 10년 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의료계가 계속 반대만 한다면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난이 커질 것이다. 돈벌이가 잘되는 성형외과·피부과 등으로 의사들이 몰리는 세태도 씁쓸하다. 국민이 치료받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는 걸 외면한다면 히포크라테스가 뭐라고 할까.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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