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성남FC 市 지원여력 충분" 해명했지만… 출범후 줄곧 운영난
◆ 이재명 검찰 출석 ◆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10시 30분께 제3자 뇌물죄 혐의로 출석하며 "검찰이 성남시의 적합한 행정과 성남FC 임직원의 정당한 광고 계약을 엮어서 부정행위처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께 12시간 만에 검찰청을 나온 이 대표는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런 것들은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는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유민종 성남지청 형사3부장(사법연수원 36기)이 직접 진행했다. 이날 이 대표는 검찰에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는데 이후 검찰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측은 "이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바탕으로 조사에 응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진술 거부를 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7시께 조사를 마쳤으나 조서 열람에 4시간 가까이 더 소요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광고비 제3자 뇌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앞서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검찰이)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받은 광고비를 굳이 후원금이라고 우긴다"며 "성남FC가 운영비가 부족하면 시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 지원하면 그만이다. 시장과 공무원들이 시 예산을 아끼려고 중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게 상상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2014~2018년에 걸쳐 두산건설, 네이버 등 6개 기업에서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가량을 유치하는 대신 건축 인허가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성남FC 광고비 대신 성남시 예산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며 자신이 제3자 뇌물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 주장과 달리 당시 성남시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성남FC에 원하는 만큼 시 예산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가 2013년 10월 급작스럽게 성남FC 인수 계획을 내놓고 그해 말 '성남시 시민프로축구단 지원 조례'를 통과시킨 후 이듬해 초 이를 안착시키던 당시 성남시의회의 다수당은 새누리당이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새로 꾸려진 시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옛 민주당)이 18석으로 새누리당(16석)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새누리당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이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013년 11월 25일 성남시의원으로서 성남FC 지원 조례를 통과시키기 위해 한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회 새누리당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성남시가 성남FC를 운영할 경우 드는) 연간 예산 운영비 150억원은 혈세 낭비라는 뜬금없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는 맞지 않는다"며 "시민 공모와 기업 스폰서 등의 재원 마련 방안 외에 내년(2014년)도 창단 첫해 계상된 시의 예산은 70억원이다. 타 구단의 2014년도 예산 지원을 보면 평균 30억원을 잡고 있어 안정적인 구단 운영에 들어갈 경우 70억원의 예산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2013년 10월 2일 급작스레 성남일화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했는데 새누리당의 반대가 심해 예산 70억원도 겨우 협조를 받은 것이다.
성남FC가 출범한 이후인 2014년 2월 28일에도 박완정 당시 새누리당 시의원은 시의회 본회의에서 "(성남시가 성남FC를) '70억원으로 우선 꾸려 나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70억원이라는 예산으로 FC 창단에 밑거름을 마련해줬다"며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집행부에서는 FC 관련 광고를 위해 탄천운동장 주경기장에 LED 광고판을 설치하는 데 17억원을 해달라고 예산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검찰도 성남FC 운영비 마련이 어려운 가운데 이 대표가 '민원 대가성 광고비'를 유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성남FC 제3자 뇌물 의혹으로 두산건설 관계자와 전 성남시 공무원을 기소하며 성남FC는 2014년 4월 개인 주주를 대상으로 15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했지만 7억9000만원을 공모받는 데 그치는 등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적시했다.
한편 이 대표 수사에 찬성·반대하는 시민들은 성남지청 앞 도로 양쪽을 100m가량 메운 채 이날 아침부터 밤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 조사에 찬성하는 시민단체 2곳에서 1500명, 반대 측 시민단체 2곳에서 800명의 집회신고를 했다.
[지홍구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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