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법정서 진실 가려질 것"…12시간 만에 檢조사 마쳐(종합2보)

유재규 기자 최대호 기자 배수아 기자 강수련 기자 2023. 1. 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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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후원금 의혹' 제3자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소환조사
검찰 "대가성 청탁" 위주 집중추궁...李 "후원금 아닌 광고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밤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출석해 조사를 마친 뒤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뒤 이동하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성남=뉴스1) 유재규 최대호 배수아 강수련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최정점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시간여 만에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10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간이 지난 오후 10시42분까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 공여 혐의로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 대표는 귀가 직전, 성남지청 일대 대기한 취재진들 앞에서 "검찰 측도 고생 많았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주신 또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여러 자료들을 봐도 내가 납득할 만한 그런 것들은 없다"고 짧게 입장을 밝히며 차량으로 귀가했다.

이 대표가 간단한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보수단체의 소속 회원이 "닥X. 고개숙여 이재명"이라고 외쳐 한때 소란이 일었다.

검찰은 두산건설 등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둘러싸인 기업들이 성남FC에 광고성 후원을 하는 과정에 이 대표가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네이버 39억원, 분당차병원 33억원 등을 각각 후원하고 이들 기업이 성남시로부터 제2사옥 건축, 옛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변경 등에 대한 인허가 편의를 받았다는 부분도 집중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가진 현안을 부정한 청탁으로, 또 이들이 성남FC에 낸 광고성 후원금을 성남시의 현안(청탁) 해결에 대한 대가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 과정에 이 대표의 직접 지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은 최근 핵심질문을 추려 정리하는 등 이 대표 조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업 현안해결 목적이 '후원금'이 아닌, 계약에 따른 '광고비'라는 주장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이날 이 대표가 검찰 출석 때 지참한 진술 요약본(성남시민프로축구단 광고비 사건 설명자료)은 이번 사건을 '후원금 의혹 사건'이 아닌 '광고비 사건'으로 규정했다.

성남FC에 대해 성남시가 설립하고 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독립법인인 점을 부각했다. 명목상 구단주는 성남시장이지만 성남FC는 독립법인이어서 대표이사 지휘 아래 임직원들이 성남시와 독립해 경영했다는 설명도 붙였다.

시장은 임기종료와 동시에 상실되는 구단주일 뿐이고 운영성과가 개인이 아닌 성남시에 귀속되므로 성남FC의 사유화는 불가능하다는 항목도 있다. 이는 '제3자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근거를 뒷받침할 주장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낸 돈의 성격에 대해선 '후원금'이 아닌 '계약에 따른 광고비'라는 답변을 할 것으로 유추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밤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공동취재) 2023.1.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광고계약이 주로 이뤄진 2015년 성남FC는 아시안컵 진출, 프로축구 1부 중위권, 시민구단 중 관중수 1위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고 그에 걸맞은 광고비를 받았다는 내용이 진술 요약본에 담겼다.

기업들의 현안 해소 의혹을 두고는 이익환수, 기업유치, 세수확보, 일자리 확충, 상권활성화, 흉물 해결 등 긍정효과가 더 많았다는 설명과 함께 시의 행정에 위법 부당함이 없었다는 내용이 기술됐다.

이 대표는 광고비는 사익이 아닌 공익에 쓰였고 당시 성남시 행정은 적법했다는 것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날 이 대표의 출석 이전부터 귀가 이후까지 지지단체와 규탄단체가 성남지청 일대 도로 가장자리 부분을 차지하며 집회를 열었다.

지지 측으로 참여한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아침 9시부터 나왔다"면서 "이재명 대표를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반대 측인 대한민국 애국순찰팀 황경구 단장은 취재진에 "권력형 범죄가 최대 이슈인데 사실상 범죄 용의자인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에 응하는 태도가 불만"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인원을 25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2개 중대, 900여명을 순차적으로 배치해 양측의 충돌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연임 당시이자 구단주를 지냈던 2014~2017년 두산건설, NH농협은행 성남시지부, 네이버,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기업 등 6곳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170억여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성남FC가 해당 6곳에서 각각 받은 금액으로는 두산건설 50억원, 농협 성남시지부 50억원, 네이버 39억원, 분당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6000만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밤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공동취재) 2023.1.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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