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감독마저 ‘고사’…흥국생명 ‘독이 든 성배’ 누가 받을까
당분간 김대경 코치 대행체제로
감독 경질 사태로 인한 혼란 계속
갑작스러운 감독과 단장 교체로 내홍을 겪고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로 선임한 감독이 팀에 부임하지도 않고 곧바로 떠났다.
흥국생명은 10일 “김기중 감독(사진)이 심사숙고 끝에 감독 선임을 최종적으로 고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구단은 김기중 감독의 뜻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당분간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감독은 “배구계 안팎에서 신뢰를 받아도 어려운 자리가 감독직인데,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현재 상황이 부담이다. 지금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이 그동안 노력해 준 선수단과 배구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구단주 명의로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며 권순찬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의 동반 사퇴를 갑작스레 발표했다. 이어 이영수 수석코치가 한 경기를 감독대행으로 이끈 뒤 사퇴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6일 김기중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김기중 감독은 선수단과의 상견례는커녕 데뷔전이 될 예정이던 8일 IBK기업은행전에서도 신고식을 하지 못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결국 논란 많은 팀의 감독 자리에 부담을 느낀 김 감독이 고사하면서 흥국생명은 다시 사령탑 부재에 놓이게 됐다.
김기중 감독이 떠나 당분간 대행으로 나서게 될 김대경 코치는 팀의 중심인 1988년생 김연경보다 한 살 많은 어린 코치다.
흥국생명은 이날 임형준 구단주와 신용준 단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흥국생명은 “구단의 경기 운영 개입 논란, 감독 사퇴와 갑작스러운 교체로 배구와 흥국생명을 아껴주신 팬들께 심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경기 운영에 대한 구단의 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즌 2위라는 성적을 이끌던 권 전 감독을 돌연 경질한 흥국생명은 ‘구단이 선수 기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고뭉치’ 구단이 된 흥국생명 감독 자리는 이제 ‘독이 든 성배’가 됐다. 구단 관계자는 “일단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우선”이라며 “대행 체제를 유지하며 새 감독 선임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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