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1호 논란’ 입 뗀 축구협 “선수들이 원해도 무자격자는 안 돼”
“의무진 불신 초래, 팀에 큰 혼란 줘”
3월까지 스태프 규정 손질 뜻 밝혀
한국 축구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축제 분위기로 뜨거웠던 지난달 7일. 대표팀 관계자가 올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로 대표팀은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의 개인 트레이너로 동행한 안덕수씨가 “(대표팀 숙소) 2701호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며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현지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선수단 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폭로했다.
그가 구체적인 상황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당시 협회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협회가 한 달 만에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10일 홈페이지에 안 트레이너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대회 기간 선수단과 협회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었음을 인정했다. 협회는 뒤늦은 입장 표명에 대해 “선수단 노고를 격려하는 경사스러운 분위기에서 섣불리 언급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2021년 11월과 지난해 6월 두 차례 협회 의무 스태프에 안 트레이너가 합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정식 절차를 통해 채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안 트레이너는 지원하지 않았다. 협회는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관계 법령에 따라 특정 자격증 보유자만 채용이 가능하다. 안 트레이너는 이 가운데 일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 트레이너는 ‘외부 트레이너’ 자격으로 동료 2명과 카타르에 갔고, 협회는 선수들 선택에 따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1차전 우루과이전을 이틀 앞두고 몇몇 선수가 협회 의무팀장의 업무 배제와 귀국을 요구했다. 의무팀장이 안 트레이너의 합류를 반대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선수들은 또 대표팀 내 ‘무자격증’ 트레이너를 거론하며 안 트레이너를 정식 스태프로 넣어달라는 요청을 이어갔다. 협회는 “아무리 선수들이 원한다 해도 모집 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무자격자를 고용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무자격’ 트레이너에 대해서도 “2년 계약 당시인 2020년에는 자격증을 요구하는 관계 법령이 시행되지 않은 터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협회 의료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지정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끝에 내린 진단을 안 트레이너가 받아들이지 않는 일도 있었다. 협회는 “선수들의 신뢰를 받은 안덕수씨가 수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줬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공식 의무 스태프와 개인 트레이너 간 협력 관계에 대한 관련 규정을 대표팀이 새해 처음으로 소집되는 3월까지 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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