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 내홍’ 항우연 이상률 원장 “원안대로 추진”

이정호 기자 2023. 1. 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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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이 최근 내홍이 불거진 내부 조직 개편안을 큰 변경 없이 밀고 갈 뜻을 밝혔다. 누리호 발사를 주도했던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지난달 반발하며 보직 사퇴서를 냈으나, 이 원장은 기존 결정을 뒤집을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일정은 올해 5월 초로 제시됐다.

이 원장은 1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한정 (협의가) 길어질 수는 없겠지만 결국 고 본부장과 의견이 수렴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고 본부장은 “항우연 조직 개편으로 누리호 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공개 반발해왔다.

이 원장은 조직 개편 문제와 관련해 고 본부장과 지난 3일과 5일, 9일에 연속적으로 만나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연구 인력이 필요하다면 추가 인사 명령을 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반발’ 고정환 본부장과 연속 협의
동시다발 개발 방식에 이견 여전
“누리호 3차 발사, 5월 초순 목표”

항우연은 최근 대규모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핵심은 한정된 연구 인력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임무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엔진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은 누리호 발사 일정이 정해지면 모든 연구 역량을 누리호에만 투입하지만, 앞으로는 누리호뿐만 아니라 차세대 발사체와 소형 발사체에 들어갈 엔진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고 본부장은 이런 조직 운영 방식이 연구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이날 “(3차 발사를 위한) 별도의 팀을 두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항우연 내 직제에 누리호 3차 발사만을 도모하는 조직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고 본부장이 향후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 원장은 올해 항우연 연구원의 처우 개선에도 나설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 3800만원대인 초봉을 4200만원대로 올릴 예정”이라며 “신진 연구자가 다른 기관으로 이탈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우연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올해 5월 초순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에 1차 발사를 시행했지만 목표한 궤도까지 상승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시도한 2차 발사 때에는 정해진 궤도에 도달하며 ‘발사 성공’ 도장을 찍었다.

누리호의 성능을 안정화하기 위한 3차 발사는 올해 상반기가 목표로, 이날 5월 초 발사가 발표된 것이다. 항우연은 올해 3월 말에 발사 운영을 위한 특별 조직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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