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94) 내가 서 있는 승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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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이 14시간 동안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을 물리적으로 저지한 바로 다음 날, 대통령실과 가장 가까운 삼각지역에서 선전전이 열렸다.
내가 서 있는 승강장에는 생소한 풍경에도 승객들이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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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선전전 취재를 위해 찾은 삼각지역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승강장 반대편에 인간 바리게이트를 만든 경찰들이 아득하게 보였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이 14시간 동안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을 물리적으로 저지한 바로 다음 날, 대통령실과 가장 가까운 삼각지역에서 선전전이 열렸다. 내가 서 있는 승강장에는 생소한 풍경에도 승객들이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는 활동가의 마이크도 승객들의 이어폰을 뚫진 못했다.
문득 우리 모두가 이 반대편 승강장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 관련 예산이 반토막이 나고, 더 깎여 겨우 0.8% 증액으로 결론이 날 때까지 ‘의도는 이해하지만 더 상식적인 방법으로 해야지’라며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곳에서 봤다. 곧 닥쳐올 내 부모, 그리고 내 문제일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하고 적당히 공감해왔던 시간들.
스크린도어가 두꺼워지고 노이스캔슬링 기능이 훌륭해지는 시대다. 그래서 우리는 굳이 반대편 승강장으로 다시 넘어가야 한다. 결코 나와 무관하지 않은 누군가의 울음을 가까이서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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