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첫 지자체 산재 실태조사 용역…“내용 부실”
[KBS 창원] [앵커]
경상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경남형 산업재해 예방 정책을 제시할 용역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수천만 원을 들인 용역 결과를 들여다봤더니, 경남도가 애초 주문한 조사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했는데요,
제시된 대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열린 경상남도의 산업재해 현황 실태 조사 용역 보고회입니다.
용역은 경남의 산업재해를 분석하고 다른 자치단체 사례를 통해 경남의 특화된 예방 정책을 만들기 위해 추진됐습니다.
용역 기간은 여덟 달에, 8천만 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용역기관 관계자 : "(산업재해) 발생 원인이 무엇이고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자체 최초로 저희가 파악했고요."]
용역에 앞서 경상남도가 제시한 과업 지시서입니다.
설문 조사에 50명 미만 사업장을 절반 이상 포함하고, 이 가운데 5명 미만 사업장도 5곳 이상 넣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산업재해의 70% 이상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나기 때문입니다.
또, 조사 대상에 제조업과 건설업, 운수·창고업을 포함하고, 업종당 50개 이상 조사하라고 안내합니다.
하지만, 용역 보고서에는 이런 기준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업지시서에 나온 운수·창고업 대신 상위 분류인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했고, 표본 기준도 경남도가 제시한 50명의 절반도 안 됩니다.
소규모 사업장을 절반 이상 포함하라는 내용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용역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소규모 사업장이 짧은 시간에 (조사)하기가 힘드니 약간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고 (경상남도에) 얘기를 했어요."]
최종 제시된 정책도 이미 시행 중이거나 정부 정책 방향과 다를 것이 없고, 새로 제안된 경남 안전체조 개발과 안전 뮤지컬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병훈/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 : "경상남도식 안전체조가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의 안전 문화라든지 근골격계의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전혀 (근거가) 없어요. 그냥 제안뿐이에요."]
경상남도는 용역 보고서가 일부 미흡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추가 보완 지시를 내릴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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