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선동열급 ERA였는데…WBC 못 가는 작은 거인, AG와 KS 우승이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반기에는 선동열급 평균자책점이었는데…
키움 왼손 불펜투수 김재웅은 전반기 내내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화 손혁 단장이 사령탑을 맡던 2020년에 1군에 전격 발탁됐다. 신장은 작지만 타점이 높아 수직무브먼트가 좋고, 회전수도 수준급이라 묵직한 공을 던진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김재웅은 2020년 43경기서 1승4패2홀드 평균자책점 4.68, 2021년 51경기서 1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처음에는 추격조였으나 차츰 중요한 상황에 중용되더니, 2022시즌에는 8회를 책임지는 메인 셋업맨으로 출발했다.
김재웅은 4월 13경기서 1승8홀드 평균자책점 1.38, 5월 11경기서 6홀드 평균자책점 0.82, 6월 14경기서 1승7홀드 평균자책점 제로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언터쳐블로 진화했다. 특히 5월13일 KT전(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절)부터 7월1일 한화전(1이닝 2탈삼진 1사구 무실점)까지 23경기 연속 무실점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7월1일전 직후 평균자책점은 무려 0.70. ‘전설의 선동열급 평균자책점’이었다. 6월 무실점 행진을 벌이면서 이미 0점대에 진입했고, 한동안 계속 내려가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0.8km였고, 무려 64%의 비율이었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섞었지만 피칭디자인은 비교적 단순했다.
그럼에도 몸쪽과 바깥쪽으로 낮게 깔리는 공은 타자들에게 매우 까다롭게 느껴졌다. 마무리투수 활용에 다소 변화가 심했지만, 8회만큼은 굳건했다. 결국 홍원기 감독은 후반기 들어 김재웅을 마무리로 돌리며 불펜 집단난조에 대응했고, 적어도 최후의 보루만큼은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사실 8월 10경기 1승1홀드8세이브 평균자책점 4.35, 9월 이후 10경기서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4.70으로 흔들리긴 했다. 그러나 KT와의 준플레이오프서 2경기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 LG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서 3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로 퍼펙트 투구를 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의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8회초 무사 1,2루서 문보경의 번트를 몸을 날려 걷어낸 뒤 재빨리 일어나 2루로 던져 더블아웃을 만들어낸 건 시리즈 전체 흐름을 바꾸는 장면이었다. 포스트시즌 전체 명장면 탑3에 들어갈만했다. 김재웅의 단단한 수비 기본기와 응집력이 두루 돋보였다.
비록 한국시리즈서 힘이 떨어지며 4경기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1.57로 흔들리긴 했다. 그러나 키움 팬들은 물론이고 다른 팀 팬들, 관계자들도 김재웅의 분전을 높게 평가했다. 키움은 그렇게 향후 10년간 팀을 이끌 핵심 불펜투수를 얻었다.
키움은 FA 시장에서 베테랑 불펜투수이자 2020년 NC의 통합우승을 이끈 마무리투수 원종현을 영입, 김재웅에게 강력한 날개를 달아줬다. 김재웅과 원종현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의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김재웅은 WBC 50인 관심명단에 포함됐으나 30인 최종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워낙 쟁쟁한 투수가 많고,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제압할 확실한 무기가 있는 투수들을 중심으로 선발됐다는 후문이다. 수직무브먼트가 강점인 김재웅으로선 뚫기 쉽지 않은 관문이었다. 그러나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서 다시 태극마크에 도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키움의 한국시리즈 대권도전에 가장 중요한 퍼즐 중 하나다.
[김재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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