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탁현민이 아침마다 찐빵 배달한 이유…퇴임후 변화한 文

박준희 기자 2023. 1. 1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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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탁현민(왼쪽)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제주도로 여름 휴가를 온 문재인(오른쪽) 전 대통령 및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2년 인연’ 탁 전 비서관이 본 文

“나를 편하게 대하지 않았다” 회고

지난 여름휴가 당시엔 “만나자마자

뭐 먹고싶다, 어디 가고싶다” 말해

제주에서 아침마다 찐빵 배달 나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의 주요 의전과 행사 기획을 맡았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퇴임 후 “완전히 달라졌다”고 10일 말했다. 대통령 재임 시절 자신에게 업무 외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던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 사저로 낙향한 뒤 개인적 이야기나 감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재임 당시) 5년 동안의 대통령의 사적인 모습들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이 양산으로 내려가서 지금은 좀 달라졌냐’는 질문에 지난해 여름 휴가를 같이 보냈던 당시의 일을 꺼내며 “여름휴가 때 만나자마자 뭐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그러니까 욕망과 자기 생각을 자꾸 얘기하시더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퇴임 약 3개월 후인 지난해 8월 제주도로 여름 휴가를 떠났으며, 문재인 정부 임기 만료 후 제주도에 머물고 있던 탁 전 비서관도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동행한 바 있다.

탁 전 비서관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의 변화된 태도나 발언에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너무 어색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여름 휴가 당시 구체적으로 “국밥도 먹고 싶다고 하고 찐방도 먹고 싶다고 해서, 매일 아침에 찐빵을 사러 가서 갖다 드리고 (했다)”라며 “사림이 어떻게 욕망이 없을 수가 있나. 그걸 표현하지 않고 참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탁 전 비서관이 이날 전한 청와대에서의 문 전 대통령 모습은 양산 낙향 이후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탁 전 비서관은 그 시절 문 전 대통령에 대해 “잘했어, 고생했어, 수고했어라는 말을 한 번도 안 했다”며 “그런 칭찬의 말씀을 잘 하시는 분이 아니고 그리고 본인과 본인의 주변에게 상당히 엄중했기 때문에 아마 의도적으로 저한테 그런 말을 안 했다는 생각도 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에는)많이 서운했는데 (책을) 쓰면서 생각을 해 보니까 대통령이 저한테 칭찬도 안 했지만 반말도 안 했고 그것보다 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저를 편하게 대해주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단 둘이 있을 때도 저한테 편하게 얘기해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 같은 태도를 유지했던 것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도대체 왜 그러셨을까, 이번에 제가 나름의 결론으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은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 집무실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공간으로 생각하셨던 것 같다”며 “‘문재인과 탁현민’의 인간관계는 얼마든지 편할 수 있고 얼마든지 농담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집무실에 있던 문재인은 문재인이 아니라 대통령 집무실 그 자체였던 것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문 전 대통령이) 저한테는 한 번도 사적인 이야기, 개인적인 의견을 구한 적도 없고 제 업무 이상의 이야기나 혹은 업무 이상의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탁 전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1195번의 행사를 치르며 겪었던 일화를 책으로 엮었으며 조만간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청와대 근무 기간 동안 아쉬웠던 점에 대해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그리고 2012년 선거 때도 그렇고 대통령의 취임식을 제가 꼭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참 공교롭게도 대통령이 취임식을 못 했다”며 “그리고 임기가 마무리될 때쯤에 메르켈 (독일) 총리의 퇴임 행사가 크게 회자가 된 적이 있다. 그래서 제가 그걸 보면서 퇴임 행사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결국은 그것도 못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책의 서두에 ‘지난 5년 내내 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부분 정치적 이해에 따른 비난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그렇게 나쁘게 들리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이다”며 “쇼 하는 사람한테 쇼 한다고 하는 걸 어떻게 나쁘게 들어야 하냐”고 했다. 공연기획자 출신인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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