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서방 육상무기지원 강화 전망…“美, 스트라이커 장갑차도 지원 검토”
미·독, 이미 ‘경량급 탱크’ 지원 결정 발표
프랑스도 경량전차 AMX-10RC 지원 결정
전쟁 확대 우려로 ‘주력 전차’ 지원은 주저
영국서는 최강전차 ‘챌린저2’ 지원 검토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서방 진영에 각종 무기 지원을 요청하면서 육상에서의 최강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전차’를 요청해 왔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진영이 대공·대전차 미사일 등 방어무기 위주로 지원하던 그간의 입장에서 벗어나 육상 전투 무기인 경량급 전차·장갑차 지원을 결정하거나 검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종국에는 전차 지원에까지 이르게 될지 주목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주 독일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CG) 회의 기간 전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다만 스크라이커 장갑차 지원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으로 이번 지원안에 스트라이커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로선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북한을 상대로 한 주한미군에도 지난해 처음 스트라이커부대를 배치한 바 있다. 미 보병2사단 소속 제2스트라이커여단전투단은 지난해 10월 8일 한국에 첫 도착해 9개월간의 순환 배치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같은 스트라이커여단전투단이 운용하는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승무원 2~4명과 무장 보병 9명을 태우고 최고 시속 100㎞로 질주할 수 있다. 장갑과 무장은 전차나 보병전투차에 비교하면 약하지만 대신 기동성이 뛰어나며, 수송기에 싣고 전 세계 어디로든 빨리 이동배치 시킬 수도 있다. 레이저 대공무기까지 탑재하는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기동성과 생존 능력, 막강한 화력을 갖춰 한반도 지형에도 최적화된 중형장갑차란 평가를 받는다.
폴리티코는 오는 봄철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에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현실화되면 우크라이나군이 보다 적극적인 대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이미 캐나다식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장갑차를 최근 캐나다로부터 차례로 인도받고 있기도 하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육상 전력 지원은 이제 사실상 본격 전차, 즉 탱크 지원 여부만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전화 통화 직후 양국이 ‘경량급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원 결정에 따라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더 장갑차를 각각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다. 또 양국은 각각의 시스템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킨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지원에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미 육군의 주력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과 독일은 그간 우크라이나의 지상전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브래들리 장갑차와 마더 장갑차 지원을 그간 검토해왔다. 보병 수송 등에 사용되는 브래들리 장갑차는 25mm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경량 탱크급 전투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브래들리는 통상 전투차(Fighting Vehicle)로 지칭된다. 미 육군은 수천 대의 브래들리 장갑차를 운용하고 있다.
또 이달 초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양국 대통령 회담에서 프랑스는 AMX-10RC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AMX-10RC는 차륜형 화력지원 장갑차로 궤도가 아닌 바퀴가 달린 장갑차 형태에 전차 같은 포탑과 포신이 장착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정찰용으로 운용되는 만큼 적군의 전차를 직접 상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의 경장갑 차량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AMX-10RC에 장착된 중앙 집중식 타이어 팽창 시스템은 오랜 전황으로 진창이 되어버린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무한궤도를 사용하는 전차보다 나은 기동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량급 전차, 장갑차 등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가장 듬직한 육상 전력은 전차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력급 전차 지원 여부는 영국이 그 포문을 열게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군의 챌린저2 주력 전투 전차 여러 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에 관한 논의가 몇 주째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서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챌린저2 전차는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독일 레오파르트 등 세계 최강급 전차와 같은 반열에서 거론되는 영국의 주력 전차다. 1994년부터 영국군에 배치된 후 보스니아 내전, 코소보 사태, 이라크전 등에 투입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양국 간을 넘어 러시아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 진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동안 미국 등은 방어 무기를 제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본격적인 전투 무기 지원을 망설여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소식통은 스카이뉴스에 영국의 결정이 전차 지원 여부를 주저하는 독일, 미국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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