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다음날 미 병원 입원한 보우소나루 “브라질로 다시 돌려보내야” 여론은 냉랭
“난 법 존중” 폭동 책임 회피
미 “공식 인도 요청 못 받아”
지난 8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 등을 습격한 이후 미국에 머물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미 의회 내에서 일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민주당 의원은 9일 이번 브라질 폭동을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던 사태와 연관시키며 “미국은 국내 테러를 조장한 권위주의자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말고 보우소나루를 브라질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12월 말 국가 원수와 외교관 등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외국공무원 비자로 입국한 사람은 30일 이내에 출국하거나 더 이상 공무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이민 신분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아직 보우소나루 비자나 인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인도해달라는 브라질의 공식 요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신병인도 요청을 받는다면, 항상 하던 식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플로리다주 올랜도 한 병원의 병상에 누운 본인의 사진을 올리며 “오래된 자상과 관련된 합병증을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병상에 누워 있는 남편의 사진을 올리며 그가 2018년 대선 유세 도중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후유증으로 입원했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가 입원한 날은 그의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다음날이다.
보우소나루는 폭동이 발생한 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는 임기 내내 항상 법, 민주주의, 투명성, 그리고 우리의 신성한 자유를 존중하고 수호했다”면서 이번 폭동에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10월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후 결과에 승복하지 않다가, 룰라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각종 부패 혐의와 코로나19 팬데믹 부실 대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수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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