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지원자 '0명' 대학 14곳 26개 학과…모두 지방대였다

윤혜주 2023. 1. 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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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학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전국 14개 대학의 26개 학과에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비수도권 대학입니다.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대입 정시 최종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208개 대학을 분석한 결과 지원자 '0명'을 기록한 학과는 총 26개였습니다.

지역별로는 경북지역 대학 10개 학과, 경남지역 대학 4개 학과, 전남지역 대학 4개 학과, 부산지역 대학 2개 학과, 충남지역 대학 2개 학과, 충북지역 대학 2개 학과, 강원지역 대학 1개 학과, 전북지역 대학 1개 학과로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 개설된 학과였습니다.

사실상 수험생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인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계열 별로 보면 인문 계열 학과가 16개, 자연 계열이 10개였습니다.

'지원자 0명' 학과 자체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0학년도에는 3개에 불과했지만 2021학년도에는 5개로 점차 늘더니 지난해인 2022년도에는 23개로 급증했습니다. 올해는 26개로 더 늘어난 겁니다.

모집 인원으로 봤을 때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에는 '지원자 0명' 23개 학과에서 모집하려던 정원이 258명이었는데, 올해는 26개 학과에서 모집하려던 정원이 445명이었습니다. 학과는 3개로 소폭 증가한 반면, 모집 정원으로 따지면 187명 증가한 셈입니다.

구체적으로 경북 A대학에서는 에너지 관련 학과에서 정시 64명을 모집하려고 했고, 전남 B대학 군사학과에서는 23명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도 학생 모집에서 속수 무책인 대학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대학은 사실상 선발 능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앞으로도 이런 극단적 양상이 지속될 전망인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대 졸업생의 취업률을 제고할 대책 등을 강구해야 지방소멸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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