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폭로 후 5년…고은, 사과 없이 문단 복귀
[앵커]
2017년, 문단 내 성폭력을 세상에 알렸던 최영미 시인의 작품입니다.
장본인으로 알려진 고은 시인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법원이 사실로 인정하면서, 모든 활동을 중단했는데요.
가해자가 떳떳한 세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피해자 바람과 달리, 고은 시인이 5년 만에 문단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에 대한 해명도, 사과도 전혀 없어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잡니다.
[리포트]
2017년 말, 최영미 시인의 폭로로 상습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
혐의를 부인하며 이듬해 손해 배상 소송을 냈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최 시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후 상고를 포기하고 침묵했던 고은 시인이 최근 새 시집과 대담집을 펴내며 문단에 돌아왔습니다.
두 권 모두 고은 시인이 창간을 주도한 잡지 '실천문학'을 만드는 출판사가 펴냈습니다.
"5번의 가을을 애지중지" 지내며, "연중무휴 시의 시간을 살았다"고 적었을 뿐, 어디에도 성추행 논란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는 등단 65주년을 맞은 시인의 삶과 철학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성추행 논란에 대해선 제3 자로서 답할 게 없다는 입장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은 KBS 취재진에게 "허망하다"는 심경을 토로하며, 이번 주말 신문 기고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습니다.
문학계 안팎에선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동료 문인,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해명이나 사과를 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는 문인 202명과 독자 2천 2백여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99% 이상이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를 반대했다고 전했습니다.
취재진은 고은 시인과 출판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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