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속공 묶은 LG, 2위로 올스타 브레이크 돌입
프로농구 창원 LG가 ‘느리게 느리게’를 외치며 서울 SK의 신바람을 잠재웠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는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SK와 원정 경기에서 85-6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17승12패를 기록한 LG는 단독 2위를 굳혔다. 원정 6연승을 질주한 LG는 이번 시즌 안방(6승10패)보다 원정(11승2패)에서 강한 면모를 재확인했다. 보통 홈경기에서 승률이 높은 것과는 정반대다.
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좋은 선물을 줬다”고 반기면서도 “홈 팬들에게는 아직 송구하다. (홈에서 약한)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반면 최준용의 부상 복귀로 상승세를 타던 SK(17승14패)는 시즌 4번째 연패에 빠지면서 공동 3위에서 4위로 한 발짝 밀려났다.
LG는 원정 미스터리는 풀지 못했지만 SK를 만나는 팀들의 고민거리라는 속공 봉쇄에선 해답을 찾은 모양새다.
SK는 트레이드마크인 속공이 한 번 살아나면 그 기세를 막아내기 어려운 팀으로 유명하다. 상대가 슛을 실패하면 갖가지 방법으로 속공을 펼치면서 흐름을 내주기 일쑤다.
그러나 LG는 철저한 지공으로 SK의 페이스를 늦추면서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은 채 완승을 거뒀다. 직전 4경기에서 평균 9개의 속공을 기록한 SK를 절반도 안되는 4개로 묶었다.
아셈 마레이(14점 19리바운드)가 골밑에서 SK의 자밀 워니를 단 4점으로 묶으면서 파생되는 패턴 플레이를 제어한 것이 주효했다. 그 사이 이재도(16점)와 이관희(19점) 쌍포가 폭발하면서 2쿼터 막바지 25점차로 달아났다. 점수를 더 벌릴 수 있었던 LG는 10개 구단에서 꼴찌인 자유투 성공률에서 유독 난조(45%)를 보인 게 아쉬웠다.
LG는 3쿼터 시작 2분여간 이관희와 이재도, 마레이가 11점을 쓸어담으면서 71-43으로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SK도 3쿼터 1분을 남긴 시점부터 오재현(16점)의 잇딴 속공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승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원에선 원정팀 전주 KCC가 KT를 79-60으로 눌렀다. 16승15패가 된 KCC는 고양 캐롯과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교체한 뒤 6연승을 질주했던 7위 KT(13승17패)는 2연패에 빠지며 힘이 빠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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