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증시 아랫목!”...돈 풀릴 기미에 온기 도는 종목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1. 1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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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사옥. [사진제공 = 키움증권]
증시 불황과 자금 경색에 고전하던 증권주가 올 들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지원안과 규제 완화로 유동성 불안이 일부 진정되면서 증권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된 모습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하강 등으로 인한 금융 업계 전반의 신용 위험에 대해선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올해 들어 7.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5.14%를 앞서는 수치다. 키움증권이 14.17% 상승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한국금융지주가 11.07% 올라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9.38%) 삼성증권(8.74%) 등도 코스피 대비 선전했다.

한국투자증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증권주는 지난해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KRX 증권 지수는 작년 28.98% 하락했다. 24.89% 내린 코스피보다 부진한 수익률이다. 증시 불황으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고, 채권 금리 상승으로 평가 손실을 커진 영향이다. 하반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증권주 반등은 작년까지 주가를 억누르던 채권 금리 상승과 단기 자금 불안이 일부 해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 10월 4.5%에 근접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대 중반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정부 정책도 증권주에 대한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PF 시장 지원 방안과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부실 위험과 실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어려운 업황은 넘어야 할 고비다. KB증권은 분석 대상 증권사 5곳(삼성·미래에셋·NH·한국금융지주·키움)의 작년 4분기 합산 순이익을 전년 대비 41.2% 감소한 6036억원으로 예상했다. 자금 시장 경색으로 기업금융(IB) 부문 이익이 전년 대비 25.5%가량 역성장하는 데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 법인 감자로 900억원가량 일회성 이익이 예상되는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웃도는 증권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업황 부진과 자금 시장 불안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증권주의 추세적 상승에 베팅하기보다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자산 재평가로 인한 손실 규모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은 이같은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증권사로 키움증권을 꼽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투자 비중을 다른 증권사 대비 줄여놓은 상황인 데다 반기마다 재평가를 받는 주식과 채권 등 시장성 자산 보유량도 상대적으로 적다”며 “자산 재평가 손실에서 자유로운 키움증권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 가운데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에 대해서만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증권 업종 최선호주로 키움증권을 제시한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한 PF나 보유 투자자산의 손상 문제에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상승 여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KB증권은 PF 대출 우려 완화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자본 규모 확대로 경영 여력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부동산 PF 안정화 대책으로 기업어음(CP) 금리 안정화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면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경쟁사 대비 부동산 PF 노출도가 큰 만큼 주가 할인 요인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뱅크 지분 이전으로 확대된 자본으로 증권 자회사의 발행어음 여력 확보와 레버리지 비율 부담 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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