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의원 장막’…이, 결백 항변하며 ‘논두렁 시계’ 소환
지지자들 “우리가 이재명” 연호…보수단체 “구속 수사” 맞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민주당 의원 40여명을 대동한 채 경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성남지청 정문 앞 왕복 10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이 대표 지지단체 집회와 맞불 집회로 갈라졌다.
이 대표 출석 전인 이른 아침부터 성남지청 정문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이 대표 지지단체인 민주시민촛불연대와 지지자 500여명(경찰 추산)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재명이 민주당이고 민주당이 이재명이다’ ‘정치검찰 OUT! 진실이 승리합니다’ ‘뻔뻔하고 대책 없고 기가 막힌 뻔대기 정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파란색 풍선을 흔들며 “내가 지킨다! 이재명!” “우리가 이재명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3·9 대선 당시 이 대표 유세곡이었던 ‘질풍가도’가 집회 내내 울려퍼졌다.
성남지청 정문 건너편에서는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경찰 추산)이 맞불 집회를 열고 “이재명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체포하라’ ‘성남시장 이재명 구속하라’는 현수막이 펄럭였다. 경찰은 두 단체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12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김남국·이해식 사무부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집결했다. 친이재명계, 비이재명계를 가리지 않고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이 대표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19분 성남지청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의원과 당직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의원, 당직자, 지지자, 경찰, 기자 등이 한데 엉키면서 100여m를 이동하는 데 15분가량 걸렸다. 사진기자 한 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갔다.
이 대표가 오전 10시33분쯤 포토라인에 도착하자 근방에 서 있던 지지자들과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입장문을 발표하려는 이 대표를 향해 한 보수 유튜버가 “검찰 수사 잘 받아라”라고 소리치자 지지자들은 “이재명 파이팅”으로 맞받았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해 “쫄았습니까”라고 말한 사람을 가리키며 “쉿”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포토라인에서 준비해온 원고 8장을 읽으며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직접 원고를 썼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가 입장을 밝히는 10분가량 그의 뒤를 지켰다.
이 대표는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란 것을 잘 안다.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히 맞서겠다”며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이유는 헌정사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라며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의 모략으로 고통당했다”며 “이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 리스크였나,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동행한 의원들과 악수하고 지지자들에게 손 인사를 한 뒤 박균택 변호사와 함께 청사로 들어갔다.
탁지영·김태희·신주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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